양석준 박사의 마케팅이야기

얼마 전 자동차 엔진오일을 만드는 한 회사가 한 광고이다. 자동차 엔진오일은 싼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 엔진 오일은 그 특성상 사람들이 무엇을 쓰는지 잘 몰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엔진 오일을 갈 때가 되면 차를 몰고 자주 가던 자동차 공업사 등에 가서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엔진 오일 갈 때가 된 것 같네요. 좀 갈아주세요.”

‘값싼 엔진오일 쓰다
 비싼 차 수명 준다’ 광고 후
 시장 점유율 급증 성공
 제품 자체 특징보다
 용도에 초점 맞춰 홍보를
“차 값이 얼마인데?”

소비자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자동차 공업사는 당연히 가격이 싼 엔진오일을 선호한다. 소비자한테 받는 돈은 같으니 가격이 싼 제품을 써야 이익이 많이 남을테니 말이다. 결국 자동차 엔진 오일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남보다 많이 팔기 위해 자꾸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 한 자동차 엔진오일 생산회사가 생각을 바꾸어 대대적인 소비자 광고를 시작했다. “차 값이 얼만데 아무 엔진오일을 넣으세요? 차 가격을 생각하면 00 엔진오일을 넣으세요”라고 말이다.

이 광고는 크게 성공했다. 이 광고를 집행했던 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22%에서 30%까지  상승했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00엔진 오일로 넣어달라고 브랜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지명해서 주문하는 사람이 1년 만에 전체 구매자의 10%까지 올라갔다. 소비자가 사는 가격이 비싸도 말이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일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행동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엔진 오일의 광고는 주로 “최고의 품질 XX엔진 오일” 혹은 “XX엔진 오일이 차에 가장 좋습니다” 같이 오일 자체나 그 성능을 광고했다. 하지만 그 회사는 엔진 오일을 쓰는 용도에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

또한 그 용도 중 가장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것을 잘 골랐다. 그것은 바로 비싼 차량의 가격이었다. 조금 싼 엔진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돈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돈 조금 아끼면 비싼 차량의 수명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홍보는 상품 자체보다는 그 용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그중에서도 가장 소중하고 비싼 측면을 찾아내어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럼 우리 농산물은? 어떻게 홍보를 하고 있을까? 아직도 대부분의 홍보들을 살펴보면 “우리 농산물은 최고의 품질을...” “수입 농산물에 비해서 건강에 좋고...” “***가 우수하고...” 같은 홍보방식이 많다. 아직도 시각이 상품 중심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효과적인 홍보는 농산물 그 자체의 특성 보다는 그 농산물의 최종적인 용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또한 가장 가치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농산물마다 다르겠지만 그것은 아마 소중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우리 농산물을 홍보할 때는 품질이나 그 상품 자체의 특징보다는 소비자가 사용하는 용도,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용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소비자들은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할 것이고, 또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중한 몸 값이 얼마인데 수입농산물을 드세요? 소중한 당신! 꼭 국산 농산물을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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