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종욱 한국녹비작물연구회 회장

우리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농촌진흥청을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전환한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발표는 우리 농업과 농촌의 현실과 특성을 무시하고 경제 논리로만 접근하려는 아주 근시안적인 발상이다.

정부조직 중 유일하게 농업기술 연구개발로 70~80년대  배고픈 시절을 해결해준 농촌진흥청을 폐지하는 것은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현재 불안한 국제곡물시장의 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가 없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같이 단기간에 만들 수가 없다. 지속적으로 땅심 유지 및 병해충과 잡초방제, 재배기술의 연구 등은 단지 경제적 논리로는 추진하기 어려운 국책 사업임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사업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은 농촌진흥청뿐이다.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의 발전과 빠른 정착을 위해서는 지난 40년간 확보된 우수 연구인력과 축적된 농업기술 개발능력을 가진 농촌진흥청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전환시 농업기술 개발보급의 체계 붕괴와 우수 연구인력의 분산, 엄격한 행정적 통제 및 예산확보에 어려움 등 농업기술 개발 전반의 위축으로 인해 국제경쟁력 향상에 역행하고 나아가서는 결국 우리의 농업·농촌을 포기하는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단순한 경제적 논리, 부처간 힘의 논리가 아니고 식량안보와 안전한 먹을거리를 연계해서 농업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내린 결론인지 묻고 싶다. 농촌진흥청이 지금까지 무엇을 했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기관인지를 명확히 파악하고 직접 수요자인 농업인단체, 농업인, 그리고 소비자, 환경단체 등 관련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결정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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