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가온시설 97%, 난방연료로 ‘기름’ 사용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면세유값에 시설원예 농가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더욱이 공급량마저 지난해보다 20%가량 줄어 농가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면세유 가격변동을 살펴보면 사용량이 가장 많은 경유의 경우 2002년 1월 리터당 301원에서 해마다 가격이 급등하며 올 1월엔 780원까지 올랐다. 불과 1년 전인 07년 1월과 비교해 봐도 590원에서 780원으로 리터당 190원이나 급등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면세유 공급량마저 크게 감소했다. 면세유 공급량을 결정하는 재경부가 면세유 배정기준을 양이 아닌 금액으로 설정하고 있어 기름 값이 오르면 그만큼 양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농가 입장에선 기름 값 상승분에 면세유 감소분을 비면세유로 채워야 하기 때문에 이중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 면세유 공급량을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이런 현상이 더욱 명확해진다. 농협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경유의 경우 면세유 공급량이 지난해 26만587㎘에서 올해에는 20만5898㎘로 21%나 감소했다. 또한 실내등유는 3만9531㎘에서 16%가 감소한 3만3235㎘로, 휘발유는 1만8505㎘에서 21.7%가 감소한 1만4495㎘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도내 시설원예 재배면적은 06년 4597ha에서 4633ha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난방을 해야 하는 가온재배 면적은 같은 기간 1768ha에서 1942ha로 증가했다. 한마디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공급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 특히 가온재배시설 가운데 96.8%인 1880ha가 난방연료로 기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2500평의 하우스에서 오이재배를 하고 있는 지창례(58·순천 도사녹진회 대표)씨는 “어려운 농업을 지켜가기 위해 정책적으로 면세유를 공급하고 있는데, 가격도 많이 오르고 수요에 비해 공급도 부족하다”며 “기계별, 작목별로 연간 유류소비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생산에 필요한 양이 안정적으로 농가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상기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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