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깎는 각오로 1/2간벌·폐원 추진 ‘위기 돌파’

생명산업인 감귤이 제주경제의 주춧돌임을 인식하고 어려움에 직면한 감귤산업을 반드시 회생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제주농정.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제주농정 당국으로부터 2008년 감귤산업 발전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시 소재 감귤원에서 농민들과 함께 감귤원 간벌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 농정당국 '자신감 충전'

지난 반세기동안 감귤이 제주지역에 미친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데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제주도라는 한정된 지역에서 생산된다는 특성 때문에 지역작물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지만 생산량에 있어서 국내 과일 중 1위에 올라 있을 만큼 감귤의 비중은 막대하다고 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앞으로 감귤산업의 비전을 사고전환과 자립형 감귤농업인 육성에 두었다. 이에 따라 고품질 감귤 안정생산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지유통구조 혁신을 통한 고품질 출하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한다는 정책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목적달성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는 1/2간벌과 폐원을 통한 과수원 정비 사업과 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 시설 사업, 고품질 생산시설 현대화 사업 확대 추진, 감귤 소비확대 및 마케팅 강화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설정, 실천할 계획이다.

세계농업의 개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모든 나라들이 농업부분에 대해서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화체제에 돌입하고 있는 때에 적극적인 승부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게 제주감귤 정책의 기본정신이다. 위기는 기회라고들 말한다. 제주도는 지금의 위기가 새로운 기회로 반전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평생을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해 온 감귤나무를 잘라낸 폐원농가와 간벌농가의 희생적 결단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제주감귤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제주농정 당국의 각오가 남다르다.

# 2008 제주특별자치도감귤정책

①과수원 정비(1/2간벌·폐원)

2008년도 감귤산업의 주요 사업인 과수원 정비 사업은 간벌분위기 확산을 통해 감귤재배 농가의 적극적인 실천을 유도하고 관 주도사업에서 생산자단체와 생산농가 중심으로 감귤생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는 사업비 23억6500만원을 투입, 제주시 295ha(폐원 15ha), 서귀포시 580ha(폐원 35ha) 등 모두 875ha(폐원 50ha)을 정비한다.

과수원 정비사업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경쟁력이 낮은 감귤원 폐원 및 1/2간벌 실천으로 고품질 감귤을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감귤생산으로 농가소득 증대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에는 감귤정책을 시장경제원리로 전환키로 함에 따라 감귤원 2분의 1 간벌사업도 생산자단체 중심으로 추진키로 했다. 제주도는 밀식감귤원을 대상으로 2분의 1 간벌사업을 벌이되 농협·감귤농협과 농가 책임아래 실시키로 했다.

이에 따라 행정기관은 간벌 계획 수립과 실적 확인, 간벌 교육, 예산집행, 인센티브 제공 등 지원 업무만 맡는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범 도민운동으로 추진되던 공무원 및 기관단체의 일손돕기 지원과 지역별 간벌담당 책임제 등은 폐지하는 대신 우수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은 강화한다.

②생산시설 현대화사업 확대

두 번째 핵심사업은 고품질 생산시설 현대화 사업 확대 추진이다.  이 사업은 FTA에 대응해 감귤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방자율 사업계획에 의거, 고품질 과실생산에 필요한 사업을 확대 지원하게 된다. 지난 2004년부터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오는 2010년 12월에 마무리 되는 장기사업으로 전체 사업비만 1823억9000만원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이다.

고품질 과실생산 기반구축으로 감귤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품질 감귤의 안정적 생산으로 농가 소득증대 및 지역경제 안정화를 기하기 위해 △감귤하우스 시설사업과 △감귤하우스 비상발전기 시설사업 △감귤하우스 자동개폐기 지원사업 △감귤원 방풍망시설 지원사업 △감귤원 관수시설 지원사업 △우량품종 갱신사업 등이 추진된다.

③거점 산지유통센터 육성

세 번째 사업은 감귤 거점 산지유통센터 시설사업이다. 감귤주산지에 규모화·현대화된 산지유통센터를 설치해 고품질감귤을 선별하고 출하조절을 통해 농가소득을 증대한다는 계획으로 연간 2만톤 이상 처리능력을 갖춘 시설을 집중 육성하게 된다. FTA기금 사업으로 농림부 선정 후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2010년까지 사업비 1000억원(부지매입비 제외)을 들여 제주도내에 9개소의 유통센터를 건립하게 된다.

향후 건립이 완료되면 비파괴선별 맟 유통시스템 구축으로 고품질감귤 출하가 가능해져 농가소득에 기여하고 소형선과장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으로 출하조절을 통한 가격안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④감귤 소비확대 및 마케팅 강화

네 번째 사업은 감귤 소비확대 및 마케팅 강화다. 감귤의 소비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감귤접근성이 중요하고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강화와 차별화 된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청정 제주지역에서 생산한 감귤의 기능성을 홍보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비확대 활동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도는 TV와 신문 등 언론사를 통해 청정성, 안전성, 기능성을 중심으로 대도시 소비자 홍보를 강화하게 된다. 특히 감귤소비자축제인 소비자한마당 행사 등을 대도시 소비지에서 개최하고 공항 내 와이드컬러를 이용하는 한편 신문과 인터넷방송에서도 집중 홍보한다는 전략이다.

콜레스테롤·체지방 감소
피부미용·항암 효과까지

놀라운 감귤의 효능

겨울철, 혀가 노래질 만큼 감귤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이 많다. 달콤한 맛에 중독돼 하나 둘 까먹다 보면 어느새 한 봉지 뚝딱 해치운다. 대표적인 겨울 과일 감귤, 맛만큼 건강에도 좋은 감귤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 최대의 감귤 생산지 시즈오카 현에서 실시한 감귤 관련 역학 조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6년 시즈오카 현에서 감귤의 효능을 알기 위해 마을 주민 6049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하루에 귤을 4개 이상 먹은 주민들의 경우, 당뇨병과 고혈압, 심장병 발병률이 최고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 효과도 나타났다. 감귤에는 항암물질로 알려져 있는 베타클립토키산틴이 다량 함유돼 있다. 2005년 일본 교토대 의과대학 니시노 호요쿠 교수팀이 C형간염바이러스성 간경변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감귤 주스를 1년간 섭취하게 한 뒤 간암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주스를 섭취해 혈청 내 베타클립토키산틴의 농도가 높은 사람의 간암 발병률이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금치엔 눈 건강에 좋은 루테인이, 토마토엔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리코펜이 그리고 감귤에는 베타클립토키산틴이 있다! 베타클립토키산틴은 항암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 카르티노이드의 한 종류로 감귤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감귤로 건강을 되찾은 사람도 많다. 10년 전 고지혈증 판정을 받은 한경자(69)씨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식이요법을 찾던 중 감귤을 먹기 시작했다. 귤 껍질로 만든 진피차, 꿀에 절여 먹는 감귤 껍질 간식까지 다양한 요리법을 통해 귤을 섭취한 그녀는 현재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양춘선(63)씨는 10년 동안 직접 감귤을 이용해 화장품을 만들어 쓰고 있는 감귤 마니아. 자신이 만든 감귤 에센스를 주변에 나눠주며 감귤의 피부미용 효과를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과 KIST, 제주대 등에 의뢰, ‘감귤 기능성물질 산업화 타당성’ 연구조사를 벌인 결과 △아직 감귤에서는 보고되지 않은 2개의 유용한 기능성 물질 발견 △7월 미성숙 감귤, 9월 미성숙 감귤 등 감귤박 추출물을 이용, 집아간 및 비만 실험결과 7월 미성숙 감귤을 투여한 실험 쥐 등에서 지방간 억제효과와 비만억제효과가 높다는 결과가 나와 화제를 낳기도 했다.

김현철kimh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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