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품목으로 넘기거나 자투리 모아 소포장 판매

쇠고기의 이력을 확인하기 위해 한 소비자가 이력추적시스템을 조회하고 있다.

▶"손실 크고 관리 어렵다" 대책 마련 호소 쇠고기이력추적시스템을 실시하고 있는 판매장에서 개체별 고기 판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농림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쇠고기이력추적시스템은 2004년 10월 9개 우수 브랜드경영체를 중심으로 시작해 2006년에 5개 브랜드경영체와 3개시를 추가, 현재 17개 경영제·지역단위에서 14만 마리의 소가 이력추적 되고 있다. 올 하반기 중에는 23개 경영체·지역단위, 19만 마리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쇠고기이력추적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마리분의 각 부위별 고기가 남김없이 판매되면 문제가 없지만 소량이 남았을 경우 이 분량만 진열, 판매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1번의 개체식별번호를 받은 쇠고기 등심을 판매하다가 80g만 남을 경우 이 양만 진열, 판매하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2번 개체에 추가하면 이력추적시스템에 위반되는 등 남는 물량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이로 인해 일부 백화점은 아예 이력추적시스템을 적용하지 않는 일반품목으로 넘기거나 자투리 고기만을 모아 셀프코너에서 소포장육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김진겸 농협하나로마트 축산담당자는 “남는 물량은 판매하기가 어려워 아예 이력제를 적용하고 있지 않은 일반등급으로 넘겨 판매하고 있다”며 “이런 물량이 결코 적지 않지만 이력제를 위반해 소비자 인식이 나빠지는 것보다는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 낫지 않냐”고 말했다. 또한 임정현 삼성플라자 축산담당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포장육보다는 직접 대면판매대에서 원하는 양만큼 구입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자투리 물량이 남게 된다”며 “소포장육 판매로 전환되지 않는 한 자투리 물량은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축산물등급판정소는 명절 등 물량이 많은 성수기에 한해 개체식별번호를 대신해 10마리 분을 하나로 묶은 로트(rot)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원복 축산물등급판정소 소비홍보팀장은 “평소에는 한, 두 마리의 개체 관리가 쉽지만 성수기에는 물량이 많아 관리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로트번호를 부여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력제에 대한 불신을 갖기 않도록 하려면 한 개체에 대한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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