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공세 맞서 ‘경남쌀 사랑운동’에 올인하다

농협경남지역본부(본부장 이재관)와 경남농협RPC협의회(회장 이성출 합천농협조합장)가 경남의 향토기업인 ㈜무학과 함께 의욕적으로 전개한 ‘경남쌀사랑 소주마케팅’이 호평을 받으며 농협중앙회의 2007년도 새농촌 새농협 운동 우수사례(대상 수상)로 손꼽혔다.

경남농협은 경남쌀 세일즈 투어 출정식을 갖고 공격적인 대도시 대형매장 입점 판촉활동을 벌였다.

경남농협은 ㈜무학과 함께 경남쌀 사랑을 위한 공동마케팅 협약식을 갖고 이른바 '쌀 소주' 마케팅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경남 20개 시·군별 대표 농협브랜드 쌀 홍보물이 부착된 ㈜무학의 '화이트' 소주.

농민의 값으로 상징되고 있는 ‘쌀’을 제값 받고 팔기 위해 동분서주해온 농협경남지역본부와 경남농협RPC협의회(이하 경남농협)의 올해 주요활동을 되돌아보며 수입쌀의 거센 공세를 극복해낼 우리 쌀의 마케팅 전략을 모색해본다.

# 경남농협의 경남쌀 사랑운동

경남농협은 ‘경남쌀 사랑 운동’을 2005년부터 새농촌 새농협 운동의 경영혁신과제로 선정하고 경남도청, YWCA, 음식업협회, 고향주부모임, 라이온스 로타리클럽, 지역언론 등과 함께 범도민 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올해도 설과 추석 귀성객을 대상으로 도청·도로공사 직원, 고주모회원, 농협직원들이 함께 우리쌀과 떡을 나눠주며 경남쌀을 알렸다. 또한 YWCA 경남협의회와 함께 경남 9개 시·군 학생들에게 우리쌀로 만든 주먹밥과 우유를 나눠주며 아침밥의 중요성과 우리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얘들아 밥먹자’ 캠페인을 전개했다. 음식업협회와 함께 우리쌀 사용 인증제 확산에도 노력했으며, 지역신문을 통해 사랑의 쌀 기증 릴레이운동도 전개했다.
특히 김태호 경남도지사와 이재관 경남농협지역본부장 공동명의의 서한을 1000여개의 업체·업소·단체에 보내 △경남쌀 우선구매 사용 △시상품·불우이웃돕기 물품 경남쌀 애용 △1사1촌 자매결연마을 쌀 사주기 △간식으로 떡과 식혜 먹기 등에 대한 동참을 당부했다.
그리고 ‘경남쌀 세일즈 전국투어단’을 발족시켜 부산지역 농협하나로마트와 대형유통매장 60여개소를 대상으로 경남쌀 입점을 위한 판촉활동을 전개했으며, 서울지역에서도 대형 하나로마트 및 양곡유통센터 등 10개소의 입점 판촉활동을 벌였다.

# 경남브랜드쌀 ‘소주 마케팅’

향토기업 ㈜무학과 협약 체결
소주병에 브랜드쌀 홍보물 부착
도내 ‘쌀소주’ 애용운동 붐 일어

경남농협은 쌀 판매촉진을 위해 경남의 대표적인 향토 주류제조기업인 마산의 ㈜무학을 경남쌀사랑운동 범도민 네트워크에 참여시키기로 하고 공동마케팅을 제안했다. ㈜무학은 전국 약 8.8%, 경남 약 90%의 소주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후 10여 회의 실무협의를 거쳐 경남농협과 ㈜무학은 4월 12일 임직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쌀 사랑을 위한 공동협력서’를 교환했다.
이에 따라 4월부터 7월까지 출고되는 무학의 ‘화이트’ 소주 6900만병의 보조상표로 경남 20개 시·군별 대표 농협브랜드쌀 홍보물을 부착하는 공동마케팅을 전개했다. 또한 병마개 안쪽에 ‘경남농협쌀 짱~’이라는 문구를 새긴 소주 1만병을 생산하고 이를 구입할 경우 경품으로 5kg포장의 쌀 1포를 자택에 배송 해 주는 ‘소주병 마개 이벤트’도 벌였다. 
㈜무학이 전속모델인 A급 연예인들을 활용해 이같은 이벤트를 알리는 홍보포스터를 제작해 공급하고 홈페이지와 웹진을 통해 온라인 홍보를 실시하면서 경남농협 브랜드 쌀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했다.
경남농협 임직원들도 경남쌀 브랜드가 부착된 이른바 ‘쌀소주’ 애용 및 선물하기 운동을 전개해 경남지역 기관·단체 회식자리는 물론, 다른 대도시의 경남향우회 모임에까지 ‘쌀소주’ 애용 붐을 일으켰다.
공동마케팅에 대한 호응이 커지자 경남농협과 ㈜무학은 9월부터 11월까지 2차 공동마케팅을 전개했다. 병 뚜껑 경품도 4kg포장 2000포로 1차 때보다 늘였으며, 100번째·300번째·500번째·1000번째 당첨자에게 특별한 경품전달식도 마련해 시민들의 관심을 증가시켰다.
또한 경남농협은 경남농특산물박람회, 서울 쌀 박람회, 부산경남유통 쌀특판전 등에 브랜드쌀과 ‘쌀소주’를 동시에 전시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경남농협의 쌀 판매 성장률은 3월말 전국 최하위에서 10월말 상위권으로 진입, 양곡사업 업적평가에서 도 단위 1위를 기록했다. 
‘쌀소주’의 홍보수익을 병 당 100원으로 볼 경우 총 1억4000만병으로 140억원에 달하는 경남쌀 홍보효과를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고 여일구 농협경남지역본부 자재양곡팀장은 전했다.

“쌀 팔기위해 할 수 있는 건 다할 것”

이재관 농협경남지역본부장

“농협이 쌀 조합에서 출발했지 않습니까. 경남쌀 제대로 알리고 제값 받고 팔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지요. 그런 절박한 마음으로 ‘쌀소주’ 공동마케팅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재관 농협경남지역본부장은 농협중앙회 2007년도 새농촌 새농협 운동 우수성과 발표회에서의 대상 수상 소감을 이같이 대신했다.  이 본부장은 경남쌀사랑 소주마케팅이 나중엔 큰 호응을 얻었지만 어려움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지역공익차원에서 경남 자연경관과 대표적 상징물만을 보조상표에 홍보해오던 ㈜무학이 ‘경남쌀’ 농협 특정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에 처음엔 미온적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각 시·군별 대표브랜드를 중점 홍보해 쌀 판매 실적을 늘리는 것이 지역을 사랑하고 농업인의 실익을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설득해 끝내 동참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경남쌀이 인근 부산과 울산이라는 대도시만 제대로 공략해도 판로가 탄탄한데 소비자들로부터 미질이 지나치게 평가절하 되고 있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앞으론 경남쌀의 얼굴마담이 될 명품 브랜드쌀을 적극 육성해 소비자의 선호도와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난립해 있는 쌀 브랜드의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RPC는 내 것이란 인식 심어야”

이성출 합천농협조합장

“농협RPC가 내 것이라는 인식을 제대로 심어주면 농민들도 추곡매입가격을 무조건 높여만 달라고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습니다. 추곡매입가 결정과정에서 가졌던 농민단체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남농협RPC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성출 합천군농협조합장은 지난 가을 함양농협에서 경남농민단체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한 농민단체와의 협력관계 구축을 ‘쌀 소주’ 공동마케팅과 함께 올해 경남농협의 양대 성과로 손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조합장은 농민조합원을 상대로 하는 원료곡 매입 시 매입가를 최대한 높여주고 싶지만 너무 높은 매입가는 쌀 판매를 위축시켜 결국 농협RPC의 경영손실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농협RPC 경영진은 적정매입가 유지에 사활을 거는 반면, 농민단체는 보다 높은 매입가를 요구하면서 그동안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을 반복해온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는 오해와 신뢰 부족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매입가격 결정과정에 농민단체 대표들을 적극 참여시켜 충분한 설명으로 합리적인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형유통매장의 횡포를 견제하려면 농민단체의 적극적 역할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구자룡kucr@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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