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치선 전국사회부 기자

지난 17일 새벽 2시경, 가락동시장 과일 경매장에 제주 사투리를 쓰는 농민들이 수십명 모였다. 잠시 후 김태환 도지사를 비롯한 행정기관과 농협 관계자들도 감귤이 쌓여있는 경매장에 합류해 중도매인들에게 잘 팔아달라며 연신 부탁의 말을 쏟아 낸다.
제주특별자치도와 감귤농민들의 이러한 시장 나들이는 단순히 홍보행사가 아닌 진정으로 소비자들이 제주감귤을 많이 소비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5개 청과법인 과일 중도매인들을 모두 만나 “품질 좋은 감귤만을 출하 할 테니 많이 믿고 구매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태환 도지사는 새벽녘 고개 숙여 큰 절까지 하며 제주감귤의 판매확대에 유통인들이 적극 도와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제주도는 요즘 감귤유통명령제를 근간으로  1번과 이하와 9번과 이상 감귤, 강제착색감귤, 중결점과 등을 절대 출하하지 않겠다며 강한 단속의지 밝히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품질 좋은 감귤을 구매해야만 제값받기가 실현될 뿐 아니라 제주감귤산업을 되살릴 수 있다는 게 이러한 조치의 배경이다.
감귤 살리기 운동은 무릇 제주도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소비자들이 먼 나라에서 온 오렌지보다는 제주감귤을 찾을 때, 유통인들이 품질 좋은 제주감귤을 많이 판매하려 할 때,  제주감귤산업은 그나마 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고품질 감귤을 생산하기 위한 농민들의 자발적 노력과 적극적인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세워 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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