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대·일 교토대와 손잡고 50여종 품종 개발

‘일본 농업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라’ 일본농업은 그간 한국농업의 발전모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일본의 시즈오카현은 일본에서 농업 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한국벤처농업인 및 관계자 51명은 농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1~4일 2005년에 한국벤처농업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시즈오카현을 찾아 선진 농가를 방문했다. 본보는 일본 벤치마킹 프로그램에 동행 취재, 2회에 걸쳐 일본 선진농가 사례를 살펴본다.

키위 후르츠 재팬 농장에서 벤처농업인들이 히라노 씨에게 키위 품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최고 전문가’ 뭉쳐 ‘최고 맛’ 만들다

‘홍선’ 품종 1개에 1600엔…고가에도 인기
 녹차겱?채소 등 생산 복합농장서 체험교육
 사전 예약으로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주목

히라노 씨의 ‘키위 후르츠 재팬 농장’에 들어가면 새콤달콤한 키위 향기가 코를 찌른다. 미국 연수중에 키위 종자 한 스푼을 가지고 일본에 들어온 것이 키위 농사를 짓게 된 계기가 됐다. 현재 이 농장에는 3만여 평 규모에 80여종의 키위가 있는데 50여종은 직접 육종을 했다. 이중 수확하는 품종은 12종류며 나머지는 연구용으로 사용된다. 키위의 품종 개발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교토대학 등과 손잡고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지역 내에서 벗어나 그 분야의 가장 정통한 대학을 찾아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최고의 전문가들이 뭉친 결과는 바로 맛과 명성으로 이어졌다. ‘홍선’ 품종은 한 개에 1600엔(1만3000원)에 팔릴 정도로 맛이 좋다. 또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골드키위의 원품종도 이곳에서 보급됐다.
하지만 히라노 씨 키위 농장에는 키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있던 녹차밭에 쌀, 유기채소 등을 생산하고 심지어 동물도 키운다. 거대한 복합농장으로 만든 것이다. 이 농장에서 이뤄지는 생산수확의 모든 과정은 체험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된다. 농산물 수확하기, 키위 쥬스·와인·잼 등 가공제품 만들기, 논에서 운동회하기, 수영하기, 등 400여 종류나 된다. 프로그램 신청은 예약제이며 사전에 대화를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다. 이는 ‘농업의 소중함을 알리자’는 히라노 씨의 경영 철학에서 비롯됐다.
히라노 씨는 “농사를 지을 때 경영 이념, 즉 철학은 나뿐만 아니라 이웃, 사회를 위해 농업을 할 수 있는 힘”이라며 “우리 농장에서 경험한 자연 친화적인 체험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각각 개인의 인생관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객 감동 서비스’ 또한 이 농장의 경쟁력이다. 근처에 공무원들이 200억원을 투자해 키위농장을 만들고 비슷한 체험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하는 히라노 씨 키위 농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전자는 손님을 맞을 때 다른 곳을 보며 ‘성의 없이’ 인사하는 반면 히라노 씨는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기 때문이다.
히라노 씨는 “특히 단체 손님들도 중요하지만 우리 농장은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으로 오는 분들이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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