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성 농업부 기자

벼 작황이 대흉년을 기록한 올 가을에 또다시 대형유통업체들은 쌀을 포함한 특판행사를 벌여 소비지 쌀가격 인하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동안 유통업체들은 농업계의 반발을 의식하고 우회적인 특판행사인 연중 최저가 판매식으로 쌀을 판매해왔었다. 가격대는 20kg 포대당 최저 3만8500원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 몇몇 대형유통업체들은 농업인들이 대흉년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개점과 창립기념 행사를 진행하면서 그동안 최저가격보다 1000원이나 내린 3만7500원에 특판행사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특판행사가 과연 누구에게 혜택을 줄까 의문이다. 가뜩이나 저가미 납품으로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RPC들을 더욱 곤경에 빠뜨려 체질을 약화시키고, 이는 농가들로부터 매입하는 조곡가격 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소비자들도 특판행사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반응이 시큰둥하다. 특판행사 기간동안 쌀 판매량이 평상시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유통업체들과 RPC들의 분석이 입증해주고 있다. 오히려 제값을 주고 원하는 품질의 상품을 구매하길 바라는 게 요즘 소비자들의 추세다. 결국 특판행사를 주도하는 유통업체들도 사업실적 신장효과를 거두지 못해 자사입장에서도 피해다.  
이처럼 대형유통업체들의 쌀 특판행사는 농민, 소비자, RPC, 유통업체 그 누구에게도 혜택없이 오히려 쌀 유통을 왜곡하지 않나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이병성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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