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기 전남취재본부장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청문회 같은 조사는 처음 받았구만!”, 우수농업경영인 추가지원사업을 신청한 농민들이 조사를 받은 후 전한 생생한 말이다.
최근 자식 같은 조사원이 와서 거의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조사를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조사를 받은 고흥의 한 농업인은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분통이 가라앉질 않는다고 표현한다. 또한 농촌실정을 뻔히 들여다보고 있는 입장에서 담보능력이 확보된 농업인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변한다. 담보물건이 있으면 굳이 이 자금을 쓰지 않겠다는 게 농민들의 입장이다. 이자까지 꼬박꼬박 물면서 필요한 만큼 자금지원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어린 조사원들에게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사에 나선 농촌개발원은 호남지역본부장조차 모르게 조사를 진행, 조직 자체부터 의심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조사가 지원사업의 서열을 좌지우지한다는 데 있다. 100점 만점에 이들이 쥔 점수는 50점, 나머지 30점은 시군, 20점은 경영인시군회장 등이 평가에 줄 수 있는 최고 점수다. 이는 철저하게 현장이 배제된 점수 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우수농업경영인 추가지원사업의 경우 현실성이 결여된 조사와 조사원의 불친절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하루빨리 농업인들이 마음 편하게 농업에 전념할 수 있는 자금지원제도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상기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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