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닭, 스스로 병 이겨내”

충남 부여군 장암면 북고리에서 농협인증 무항생제 축산물 생산농장 1호로 지정된 주영농장의 김현중 농가가 무항생재로 사육하고 있는 육계를 보여주며 그간의 사육경험을 설명하고 있다.

충남 부여군 장암면 북고리 김현중겚瓦돛?부부가 육계를 사육하는 주영농장 입구에 무항생제축산물 생산농장이란 큼지막한 표지판이 부착됐다.
농협중앙회의 까다로운 무항생제축산기준심사를 거쳐 지난 23일 무항생제축산물 생산농가로 최종 인증을 받아 농협인증 1호 농가로 선정된 이들 부부는 지난 30일 인증서를 수여받고 농장 입구에 표지판을 내걸며 연신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무농약, 무항생제 등 건강을 생각하고 따지는 웰빙 소비 분위기에 남보다 빨리 이 길로 가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김현중·김영자 부부는 무항생제축산물 생산이 축산농가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입을 열었다.
“전체적인 소비 분위기가 건강, 웰빙이잖아요. 축산뿐만 아니라 농수산물 역시 무농약, 무항생제 등 건강을 최우선하는 분위기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가이자 소비자로서 가야할 길로 가는 것이에요”라며 김영자씨는 무항생제 사육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무항생제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한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항생제나 항균제, 호르몬제 등 동물용의약품의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며 사육밀도를 낮추고 축사를 청결히 관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들 부부는 항생제를 사용할 당시 4만8000수까지 사육하던 2개동의 계사에 현재 3만3000수의 육계를 사육해 사육밀도를 크게 낮췄다. 또 질병이 와도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 항생제보다 비싼 비타민, 미네랄, 생균제, 효소제 등 가축 면역력을 증대시켜주는 천연첨가제를 먹이고 있다.
“예전엔 아픈 닭들에게 약품을 투여하면 바로 사료를 먹지 않았는데 무항생제 사육을 하고 보니 닭들이 아파도 사료를 끊지 않더라”면서 “아프더라도 사료를 먹고 자연적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였다”며 김씨는 그간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또 “항생제를 먹이지 않으니 스트레스를 최소한 받지 않도록 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으로 면역력을 높이려고 노력한다”라며 “사람이나 동물이나 살아가는 환경이 좋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영자씨는 “우리 부부는 성격상 지저분한 것은 그냥 두고 못 보는 성격이에요”라며 “계사가 깨끗한 이유도 매일 청소하며 노력하는 면도 있지만 이런 성격 덕분”이라고 귀띔해줬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11월 무항생제 육계사육 시작이후 세 차례의 출하결과 육성률이 모두 90%를 웃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이들 부부에게 90%를 웃도는 육성률이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일반 사육당시 96%에서 100%까지 기록하던 사양성적에 비하면 지금 성적에 만족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최근 4월말에 3만7000여수를 출하했는데 육성률이 92%정도 나왔어요”라며 “예전의 사양성적에는 못 미치지만 이제 시작이니깐 노력해서 앞으로 사양성적을 계속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씨는 “종계도 무항생제 사육을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무항생제 종계를 들여와 무항생제 육계로 사육해 모든 축산이 무항생제로 정착되길 바래본다”고 덧붙였다.
무항생제축산물이 미래의 축산이 가야할 방향으로 남보다 먼저 시작한 선도 농가로써 모범을 보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김현중·김영자 부부와 같은 축산농가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 웰빙 바람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애쓰는 이들이 바로 우리 축산의 미래를 이끌어 갈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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