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1년만에 `놀라운 성과`…

식품에 대한 위생·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요구가 증대되면서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 업무를 수행하는 축산물HACCP기준원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1일 본격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준원의 역할과 업무 추진현황, 성과 등을 소개한다.

기준원은 지난 6월 7일 한경대학교와 산학 협력 교류협약을 체결, 축산물 위생 관련 학술 기술정보의 교류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HACCP 도입농장·업소
수익성 향상 `큰 몫`
기술상담센터 운영
민원 스마일콜제도 등
고객중심 운영도 `효과`

지난해 11월 업무를 시작한 축산물HACCP기준원은 짧은 기간동안 놀라운 성과를 일궈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지정실적은 139건으로 지난해 지정실적 167곳의 83.2%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7년부터 2005년까지 447곳이 받은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놀라운 실적이다.
기준원의 성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HACCP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와 함께 HACCP 도입 후 농장 생산성 및 업소의 경제적 향상 등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 기준원이 8개 인증 양돈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HACCP 도입 1년차에 평균 497만3000원의 소득이 더 발생한다.
8개 양돈장은 HACCP 도입까지 차단방역 1357만6000원, 시설관리 501만8000원, 기타 722만6000원 등 총 2581만9000원의 자금이 소요된다. 하지만 HACCP 인증 후 약품비가 397만7000원 감소하고 MSY(모돈당연간출하두수)가 15.9두에서 17.5두로 1.6두 향상, 생산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익은 2699만5000원(순이익률 20%, 두당 매출액 27만3000원 기준)이 늘어났다.
순수익 증대와 약품비 감소를 통해 얻은 이익에서 HACCP 도입을 위한 투자비용을 제외할 경우 497만3000원의 순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생제 등의 동물약품관리가 체계화 돼 약물의 무분별한 사용이 줄어들면서 약품비 절감효과가 나타났고 HACCP 도입에 따른 사육환경도 개선, 생산성 향상으로 소득증대로 이어졌다. 또 철저한 기록관리도 농장 성적 향상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HACCP이 농장 수익 향상에 보탬이 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올 하반기 비육우, 2008년 양계로 이어질 사육단계 HACCP 도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기술상담센터 확대, 민원 스마일콜제도 운영 등 고객 중심의 사고로 업무를 운영하는 점과 끊임없는 HACCP 홍보도 HACCP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기술상담센터 운영은 올 1월 5건에 불과했지만 매달 증가하면서 6월에는 264건까지 증가했다. HACCP 인증대상업소 및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또 지난 2월 식육판매업 HACCP 설명회 개최, 6월 HACCP 지정업체 사후관리 심사결과 평가회 개최, 6월 축산물위생 관련 학술·기술정보의 상호 이용 및 교환을 위한 한경대학교와의 MOU 체결 등도 실시했다.
이외에도 HACCP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 지난 5월 녹색소비자연대, 소시모, 전국주부교실중앙회 등 7개 소비자단체 임원 및 간부직원을 초청해 간담회 및 인증점 견학도 실시했다.
하반기에는 국고 보조금 증액과 5개소에 불과한 식육판매장들의 HACCP 참여 유도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준원은 오는 29일 식육판매업 HACCP 특별교육을 계획하고 있고 올해 20억4500만원인 보조금도 2008년 36억6800만원까지 확대, 현재 30명인 인원을 53명까지 증원, 업무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홍보 강화를 위해 홍보 리플렛 1만부를 제작해 배포하고 소비자단체 및 HACCP 관계자 초청 교육, 고객만족도 설문조사도 실시된다. 하반기 비육우, 2008년 양계농장에 대한 HACCP 도입에 대비해 현장 상황 파악 및 현장 실정에 맞는 평가기준 마련 등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인터뷰/곽형근 원장

"국민건강 지키는 일…바쁜 만큼 보람"

소비자 초청 현지견학 열심
매주 월요일 직원교육도
인력충원·특수법인 인가 `숙제`

수장으로서 (사)축산물HACCP기준원을 이끌고 있는 곽형근 원장은 지난해 10월 취임해 11개월째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약 11개월 동안 업무를 수행한 느낌을 설명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곽 원장은 선뜻 "보람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곽 원장은 "축산물에 대한 위생·안전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안된다고 판단해 원장직을 맡았다"면서 "HACCP은 축산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통해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업무 추진하기 때문에 매우 보람된다"고 강조했다.
기준원이 설립된 지 1년도 채 안됐지만 그가 직원들과 함께 일궈낸 성과는 눈에 띈다.
1997년부터 2007년 8월 16일까지 약 10년동안 HACCP 인증을 받은 업소는 총 819곳으로 연간 80여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중 205곳은 올해 인증을 받았다. 4곳 중 한 곳이 올해 HACCP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기준원이 대상업소들의 HACCP 인증 참여를 가속화시키데 톡톡한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HACCP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향상과 HACCP 인증 축산물의 급식 확대를 위해 지난 5월 녹색소비자연대,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등 7개 소비자단체와 간담회 및 현지견학을 실시하고 육군본부 병참 및 수의장교, 급식담당공무원 등과도 간담회 및 교육을 실시했다.
곽 원장은 "군에서 3년 이내에 HACCP 인증제품을 사용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업소 인증을 확대하면 구입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짧은 기간동안 놀라운 성과를 달성한 것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의 30년 공직생활 중 20년 이상을 축산물 위생업무를 맡은 경력이 토대가 되고 있다. 또 지난해 11, 12월 수검원 직원들과 합동출장을 다녀오고 매주 월요일마다 자체 교육을 실시하는 등 직원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사람의 눈높이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을 통일시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서이다.
곽 원장은 "업무를 이관받아 바로 실전에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해당 분야 2년 이상 경력직을 선발한다"면서 "사람들마다 다른 기준을 표준화시키고 기존에 업무를 수행하던 수검원과 눈높이를 맞추지 않으면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물론 기준원을 이끌면서 어려움도 있다. 특수법인인 축산물등급판정소와 가축위생지원방역본부와 달리 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아 주요 사항 결정시 총회와 이사회를 거쳐야 하고 회원관리도 해야 하는 등의 업무를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스케쥴이 빡빡할 정도로 해야 할 업무는 많아 과부하가 걸려 있지만 직원들을 충분히 충원하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곽 원장은 "정부의 위탁업무를 수행하면서 불필요한 신경을 써야 하느냐"면서 "업무 공정성 제고를 위해 특수법인 인가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김명주 한나라당 국희의원으로 축산물가공처리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9월 정기국회에서 특수법인 인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히딩크 전 한국 국가대표의 말처럼 곽 원장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고 한다. HACCP 대상업소가 여전히 많고 할 일도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HACCP 인증 업소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적용작업장 지정의 유효기간제 도입 및 사후관리에 수수료 부과 등도 그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얼마 전 HACCP 현장 평가를 위한 실사를 위해 다녀온 충청지역의 한 포장육 공장에서 해당 사업주와 직원들이 HACCP의 필요성을 열거했을 때 상당한 보람을 느꼈다는 곽 원장은 "작은 업소에서 이렇게 깨끗하고 정성스럽게 하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면서 "생각이 바뀌면 `이렇게 될 수 있구나`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20년 넘게 축산물 위생업무에 매달려 온 그의 노하우가 HACCP 추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정육점은 불결하단 편견을 버려!

우수 사례/황우캐터링(주)

먼지 하나 없는 바닥
깔끔하게 정리된 작업장에
소비자들 `호평`
매출도 덩달아 `쑥쑥`

어린 시절 우리가 알고 있는 정육점은 맡기 싫은 특유의 냄새, 지저분한 곳 등등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 위치한 황우캐터링(대표 윤종희, 김종례)은 달랐다. 먼지 하나 없는 바닥, 깔끔하게 정리된 작업장 등 그동안 갖고 있던 정육점에 대한 편견을 말끔히 잠재우기 충분한 곳이었다.
실제 7월달 원료육 및 제품, 작업도구에 대한 일반세균, 대장균, 살모넬라에 대한 검사결과를 보면 살모넬라는 음성판정, 대장균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일반세균도 기준치 이하(원료 1×105cfu/㎠, 제품 1×105cfu/g, 작업도구 1×104)인 것으로 확인됐다.
HACCP 인증 대상 식육판매업소 숫자는 약 4만4000여곳에 달하지만 인증을 받은 곳은 5곳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식육판매업소의 HACCP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황우캐터링은 왜 HACCP을 준비하게 됐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김종례 대표는 "예전 정육점은 불결하고 파리 날리며 사용한 칼도 그대로 방치해 소비자들이 싫어했었다"면서 "시간이 흘러 웰빙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일찍 서둘렀다"고 말했다.
2년전부터 HACCP에 관심을 가졌던 황우캐터링은 지난해 11월 공사를 완료한 후 3개월간 운영 실적과 HACCP 적용 1개월 실적 등을 토대로 지난 3월 20일 인증을 받았다.
HACCP 인증은 경영자의 HACCP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직원들에 대한 꾸준한 교육 등으로 가능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HACCP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인증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주 1회 위생, 월 1회 HACCP 교육 등을 꾸준히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HACCP 도입으로 판매장이 깨끗해지면서 처음에는 HACCP에 관심도 없던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아졌고 매출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소비자들이 매장에 붙은 HACCP 관련 홍보물을 꼼꼼히 읽고 있다"면서 "월 소득도 두 배나 올라 투자한 것이 아깝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투자비용이 적지 않아 HACCP 도입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세균 등을 검사할 수 있는 자체 실험실을 보유하는 등 과감한 투자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윤종희 대표는 "매장 공사비만 약 5000만원 정도가 들었고 소비자들은 가격이 올라가지 않을까 우려하더라"면서 "오히려 가격을 낮추고 HACCP을 홍보하니 소비자들이 다른 판매점과 비교하는 등 호응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황우캐터링은 식육판매업 HACCP 인증에만 그치지 않고 식육포장처리업도 HACCP 인증을 최근 받았다. 학교급식으로 축산물을 납품하려면 HACCP 인증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 때문일까· 황우캐터링은 녹색소비자연대로부터 지난해 `안전하고 깨끗하게 청결사랑 정육점`으로 선정됐다. 송파구에서는 유일하게 전국 48곳 중 한 곳으로 뽑히는 쾌거를 이뤘다.
윤 대표는 "녹색소비자연대에서 불시에 방문해 매장 및 각종 서류를 보여줬다"면서 "인증 전이었지만 꾸준히 관리한 덕분에 이 상을 받게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우캐터링측은 식육판매업에 대한 HACCP 인증이 판매장 발전 및 소비자들의 인지도 향상에 큰 보탬이 된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인증을 받고 싶어도 투자비용 등 때문에 엄두가 안나는 곳 많을 곳"이라며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직접 교육을 받고 지킬 수 있는 것만 시키기 때문에 쉽다"고 말했다.
향후 전단지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로 HACCP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높이겠다는 그들이 있기에 HACCP 효과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축산물HACCP기준원은?

축산물HACCP기준원은 축산물에 대한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적용해 축산식품의 안전성 확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1일 공식 설립됐다.
평가국과 관리국 등 2국으로 구성된 가운데 평가국 내에는 개발팀, 농장팀, 사료팀, 가공팀, 유통팀이 소속, HACCP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관리국 내에는 총무팀과 교육홍보팀이 배치돼 일반 업무 및 홍보,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HACCP 기술상담센터를 운영, 소비자 및 업소, 농가 등의 요구사항 및 불편사항을 수렴하고 있다.
이현우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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