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세계화 가능성 충분합니다”

주 덴마크 대사를 지낸 전문외교관 출신 안효승씨가 aT(농수산물유통공사) 수출이사에 임명돼 주목을 끌고 있다. 외교통상부에만 34년, 해외 9개국에서 21년간 거주하면서 외교, 국제, 통상 전문가로 일해온 경험을 토대로 한국 농식품 수출을 한 단계 끌어 올리고자 하는 그의 비전을 들어본다.

안효승 이사는 1973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주호주대사관 공사, 주탄자니아대사관 대사, 외교안보연구원 부장, 주덴마크대사관 대사 등을 거쳤다. 부인과 사이에 1남 1녀. 생활신조는 성실, 근면, 역행.

김치·인삼·고춧가루·유자차 ‘유망’
밤·장미·국화 등도 수출전망 밝아
농산물 수출 100억달러 달성 포부

▲전문 외교관 출신으로서 aT 수출이사로 부임한 소감은.
-전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마지막 임지인 덴마크에서 대사로 근무하면서 수출농업에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전 세계 돼지고기 수출시장 점유율이 60%를 넘는 덴마크는 540만 인구에 180억 달러의 농산물을 수출합니다. 농산물 수출이 총 수출의 19~20%를 차지하는 덴마크와 네덜란드를 볼 때 우리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지난 4월 농림부와 외교통상부간 업무협정을 체결, 136개 재외공관을 농식품 수출전진기지로 만든다는 정부의 의지도 수출이사로 온 계기가 됐습니다.

▲농식품 수출을 위한 전략과 비전은.
-덴마크는 돼지 농장이 농장이 아닌 공장 수준입니다. 최적의 사료 배합, 철저한 위생처리 등 덴마크의 돼지 생산 및 수출기반은 연구개발투자(R&D), 대학, 농가훈련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진 결과입니다. 우리도 성과가 좋은 파프리카 같은 품목을 계속 발굴, 선택과 집중의 논리, 체계화 및 계열화의 방식으로 추진한다면 수출의 도약이 가능합니다. 현재 수출액 23억달러를 100억달러 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을 실무 검토중인데, 의욕적으로 추진한다면 달성 가능할 것입니다.

▲한식 세계화의 사례와 방향에 대해.
-재외 공관에서 정관장 6년근 홍삼차를 손님에게 대접했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습니다. 현지에서 티백 한 개에 상당한 고가로 팔리는 것을 감안할 때, 포장과 디자인을 고급화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철저한 제품관리를 한다면 비싸도 팔려나갈 겁니다.
특히 음식뿐 아니라 문화도 같이 경험토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식을 차려오는 그릇도 일본이나 유럽 것이 아닌 한국 그릇이나 도자기를 사용하고, 식탁보 하나 수저받침 등도 한국 것이 아니면 우리 음식 문화 수준을 오해하고 낮추어 볼 수도 있습니다. 분위기도 중요한데, 그림의 경우 서양화가의 것이 아닌 한국화가의 것을 장식하고, 음식에 곁들여 음악, 춤, 노래, 소리를 함께 즐길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랑스런 한국 역사를 전승하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음식의 강점에다 대장금 등 한류가 뜨는 분위기와 트렌드를 잘 활용해 재외공관과 힘을 합치면 한식세계화가 성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 한국 농식품 중에서 유망한 품목을 꼽는다면.
-우선 김치와 인삼입니다. 고춧가루와 유자차도 유망합니다. 밤도 내피 제거 기술만 확립하면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장미와 국화 같은 것도 충분히 하면 됩니다.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농장에서 재배된 장미가 네덜란드의 알스미어 시장에 팔리는데, 우리도 노력하면 고품질 장미 수출이 가능할 겁니다. 이외에도 수출유망 30대 상품을 선정해 세계 시장 확대에 노력하겠습니다. 좋은 디자인, 최고급의 품질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핵심입니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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