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상 대상 고급품 위주 공급ㆍ중저가 취급 할인점과 차별화

헝지스(Rungis)도매시장은 단순히 규모와 시설 면에서 세계최고인 것이 아니다.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농산물의 포장 및 규격화, 파렛트화, 운송 및 하역기계화 등이 체계화돼 있어 유통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고 있다. 또 헝지스도매시장이 주로 고품질 농산물을 취급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도매시장을 주거래 처로 하는 소매상들이 중·저가품을 취급하는 대형할인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급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헝지스 도매시장의 유통체계를 살폈다.

건물마다 데크 설치…하역기계화 95% 자랑포장·라벨 표시만으로도 상품 확인 가능토록 #신속한 상·하차 작업 눈길 프랑스의 농수산물 유통주체는 산지의 경우 대체로 생산자(생산판매자, 생산수집상), 협동조합과 산지유통센터(수집·포장·분배기능 담당) 등이며, 도매단계의 경우에는 도매시장이나 대형유통업체들이다. 또 협동조합은 대체로 조합원의 농산물을 수집해 조합보유의 산지유통시설을 통해 포장, 규격화한 후 도매시장 내 시장도매인이나 대형유통업체 등으로 출하한다. 또 규모화된 농민들이나 수집상들이 직접 등급화, 규격화를 실시해 민간유통업체나 시장도매인으로 출하를 하기도 한다. 출하를 위한 포장의 경우에는 우선 상품의 품질 및 크기가 일정해야 하고 중간상인이나 소비자가 상품에 손을 대지 않고 눈으로만 봐도 상품의 상태를 알 수 있도록 포장하고 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상품별, 규격별로 포장규격이 정해져 있다. 포장재질은 유독성이 없는 것을 사용하는데 국내처럼 골판지박스, 목재박스, 플라스틱박스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통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파렛트화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헝지스 도매시장의 경우에는 운송 및 하역기계화에 시장이 설계돼 있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청과시장이나 축산시장을 비롯한 시장건물에는 데크(Deck)시설이 돼 있어 전동지게차를 이용한 농축수산물의 상·하차를 용이하게 해놓았다. 또한 수입농축수산물의 별도로 취급하는 데크시설도 갖춰져 있다. 시타캄 훈 씨는 “산지에서 운송돼 온 농축수산물은 지게차 또는 전동차를 이용해 시장도매인들이 보유한 저온창고에 입고시키며, 출고를 할 때는 그 반대의 과정을 거친다”면서 “하역자동화율이 95%가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지~소비지 신선도 유지 노력 프랑스의 경우 도매시장이나 소매점들이 주로 고품질 농축산물을 취급하고 대형할인점들이 상대적으로 중·저가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시타캄 훈 씨는 “단골손님들과 주로 거래하는 소매상점들이 고품질의 농축수산물을 선호하고, 소매상점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는 도매시장 역시 이에 맞춰서 농축수산물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뜨내기손님들이 많은 대형할인매점의 경우에는 중·저가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한다. 또한 그는 “소매점들의 고객은 대부분 이웃들로써 웰빙 추세와 맞물려 고품질, 안전농축수산물을 선호하고 있다”면서 “소매점들이나 도매시장들이 대형할인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품질, 안정농축수산물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의 안전성여부는 출하자들이 산지에 자율통제관을 두는 등 자체적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차별화를 위해 공인기관의 검사 등도 첨부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프랑스의 경우 농축수산물의 품질등급과 포장, 라벨표시 등의 규정을 상세하게 정해 놓고 있으며, 산지단계에서의 품질과 신선도가 소비단계까지 유지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출하자를 비롯한 유통단계별 주체들이 원산지 및 등급표시 등을 잘 실천하고 있어 포장박스 외면에 표기돼 있는 표시사항이 내용물의 특성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 최근 쇠고기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생산이력제가 발달해 있다. 따라서 어떤 문제가 있을 경우 바코드만 검색하며, 원산지와 생산자등의 기록을 볼 수 있는 등 역 추적이 가능하다는 게 이곳 시장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서상현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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