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정 자문·농업기술 지도 ‘중심축’

▶94개소 설치, 농가·지주·은퇴농 등 각분야 대표 현안 논의 농업경작현대화센터, 청년 영농후계자 정착 지원회계장부 점검·정부 지원 신청 서류작성 등 도와 한농연 해외농업 연수단 일행이 지난달 29일 프랑스 빠드깔레 현(Department)의 농업하우스를 방문했다. 프랑스 각 현마다 설치돼 있는 농업하우스 건물에는 농업관련 단체 대부분이 모여 있다. 이중 프랑스 농정의 자문기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농업회의소와 청년영농후계자를 지원하는 ADASEA(농업경작구조현대화센터)를 찾아 그들의 활동을 살펴봤다. 프랑스 정부는 농촌지역 개발이나 농업정책 수립 시 농업회의소로부터 자문을 구해야한다. 이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사업대상 지역의 주민이나 농민들의 의견을 통해 사업시행 오류를 줄이기 위함이다. 1924년에 탄생한 농업회의소는 농촌법에 ‘공공기관을 상대로 농업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에 대한 자문을 행하는 법적 자문기구’로 정했으며, 1960년에 들어서는 농업기본법에 의해 ‘농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정부는 농업회의소의 자문을 의무적으로 구하도록 규정’했다. 프랑스 현 단위에 설치된 농업회의소는 모두 94곳. 빠드깔레 현 농업회의소의 경우 현재 45명의 이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중 21명은 농가대표들로, 나머지는 지주대표(3명), 임금근로자(8명), 은퇴농(2명), 농업관련기구대표(11명)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의 대표들은 이사회에 참여해 빠드깔레 현의 농업현안을 논의한다. 이 밖에 농업회의소는 크게 농정자문활동과 농업기술지도 두 가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농업회의소 직원은 모두 100여명. 사무국에는 축산팀, 식물팀, 토지팀 등을 두고 있으며, 현 내에 8개의 사무소를 두고 각각 활동하고 있다. 사무국에서는 토양유실이나 축산폐기물 처리 등에 대한 연구는 물론 농민을 위한 법률자문도 하고 있다. 1970년대에는 신품종보급 등 농업기술지도가 농업회의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정부지원금을 받기위한 사업계획서 작성 등 농업경영 전반에 대한 자문을 많이 한다. 빠드깔레 현 쌩로땅 블랑지(St Lautent Blangy) 농업회의소 의장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는 농업관련 기술지도는 물론 많은 토론을 통해 농지개혁이나 농업발전 관련 법을 만들어내며 ‘농업인의 아카데미’라고 불렸다”고 전했다. 이 곳 농업하우스에는 청년영농후계자를 지원하기 위한 단체인 ADASEA도 함께 있다. ADASEA는 2차대전 후 프랑스 농업 1세대가 은퇴할 무렵인 1967년에 만들어졌는데, 전후 농업 1세대 이후 프랑스농업을 이끌어갈 후계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다. 이에 ADSEA의 가장 큰 역할은 청년영농후계자의 정착을 돕는 것이다. 프랑스는 청년이 농촌에 들어와 농사를 짓게되면 8000~1만5000유로의 보조금과 함께 다양한 세제혜택을 주는데 ADASEA는 이에 필요한 각종 서류와 신청서 작성을 도와주며, 매년 경영회계장부를 점검한다. 또한 농업 현대화 사업이나 자금압박이 심한 농가들의 은퇴를 돕는 역할도 담당한다. 농업하우스내 30여 단체 모여구내식당서 토론 이뤄지기도 한농연 해외농업 연수단이 방문한 빠드깔레 현의 농업하우스의 경우 앞에서 살펴본 농업회의소와 ADASEA는 물론 축산연구원, 농산물홍보위원회, 감자가공회사 등 30여개의 농업관련 단체 및 기관이 모여 있다. 물론 농업경영인지역연맹(FDSEA) 사무실도 이 곳에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모든 회의는 주로 식당에서 이뤄진다’고 말한다. 점식식사 시간이 되면 빠드깔래 현의 모든 농업 관계자들이 농업하우스 구내식당으로 모이기 때문에 농업현안에 대한 토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모습에서 프랑스 농민이 농업환경 변화에도 조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엿볼 수 있었다.
김관태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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