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기준 7조 2267억…농업GDP 대비 33%, 전체 유통비 14% 차지 ‘난맥상’

2003년말 현재 농산물 물류비는 7조2267억원으로 농업GDP 대비 32.6%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 전체 물류비가 국가 GDP 대비 12.5%를 차지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농산물 물류비는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한칠레 FTA가 발효됐고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제 세계 각국은 농산물 분야에서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고품질 상품에 초점을 두고 물류비 절감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생산과 유통단계에서의 물류비 절감 여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잣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보는 농산물 물류비 절감의 중요성을 인식,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물류기기공동이용촉진사업을 중심으로 농산물 물류실태와 대책 등을 3회 기획으로 다룬다.

농산물 유통비용 중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물류기기 공동이용사업이 시행중이나 획기적인 성과를 얻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해 가을배추 유통비중 농가수취 31% 불과포장 가공비·하역비·청소비 등 개선 안되는 데다공동출하 20% 밑돌고 파렛트 이용률 1%대 그쳐 지난해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조사한 가을배추의 유통비용을 보면 직접비용이 23.6%, 기타 운영비 19.2%, 이윤 26%로 총 68.8%가 들었고, 농가수취는 31.2%에 불과하다. 단계별 유통비용에서 출하와 도매단계는 20% 미만에 머문 반면 소매단계에서 37% 가량 차지할 정도로 유통구조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농산물 물류비는 2003년 기준 7조2267만원으로 전체 농산물 유통비용 중 13.8%를 차지하고 있다. 물류비에 포함되는 포장가공비와 하역비, 감모와 청소비 등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통의 규모화를 위한 공동출하율이 아직도 20%를 밑돌고 있는 데다 산지 유통시설의 가동률 저하로 생산비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대량 수요처인 도매시장에서의 파렛트 이용률이 2004년 기준 1%를 간신히 넘긴 상황에서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절감시킨다는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최근 수도권 공영도매시장을 상대로 배추포장출하가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 도매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농산물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산지에서부터 포장출하를 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가락시장에서 지난해 말부터 배추포장출하를 시도하다 보니 산지에서 비용이 더 들고 번거롭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배추 다듬기 인력부족과 일시출하에 따른 작업량 감소, 공동선별출하 미흡 등도 걸림돌이다. 정부가 이러한 농산물 유통비용 증가 요인을 인식, 물류개선의 일환으로 내놓은 대표적 대책이 물류기기공동이용촉진사업이다. 이는 지역농협 등 산지 생산자조직이 파렛트 풀 회사로부터 파렛트와 플라스틱상자 등 물류기기를 임차 사용할 경우 임차료의 60%를 보조 지원한다. 지난 2000년부터 사업이 이뤄진 이후 7년 차를 맞이하고 있으나 물류기기 회수율이 저조하고 도매시장 등의 관행적인 하역체계, 유통인들의 거부반응 등으로 발전 속도가 느리다. 더욱이 소비지 대형유통업체와 가공업체 등에서의 물류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기기 공급량이 모자라고 정부 보조 지원금도 수요대비 크게 부족해 당초 물류비의 획기적 절감 목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치선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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