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강세' 출발.. 소비 둔화로 '멈칫'

올 상반기 과일 가격은 지난해 작황부진으로 예년에 보기 드문 강보합세를 형성했다. 하반기도 연초 저온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오름세를 예상했으나 소비둔화로 기대보다 낮게 형성됐다. 반면 연말에 접어들면서 일부 품목의 산지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도매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에는 생산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과일가격이 강보합세를 형성했으나 하반기들어 사과·감귤만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배 품질 떨어져 하반기부터 '약보합' 행진감귤 상반기 '강세' 유통명령 발동으로 이어단감 물량 줄고 품질 향상…예년수준 상회 ▲사과=연초부터 고가를 형성했던 사과 가격은 추석 이후 예상보다 낮은 값을 형성했으나 연말에 접어들면서 산지에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과 가격은 1월 이후부터 강보합세를 형성했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예상보다 10% 이상 줄자 산지가격이 1kg당 2500원(상품기준) 선으로 예년보다 65% 정도 높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농가들이 장기 저장을 겨냥해 출하량을 줄여 저장사과의 1월 평균가격은 5만1000원(15kg 상품기준)대로 예년보다 1.5배 높았다. 특히 설 대목이 낀 2월에 5만5000원대로 상승세를 보이며 3∼5월까지 5만9000원 선의 고가를 이어갔다. 6월 들어 햇사과 출하를 앞두고 막바지 출하가 이뤄지면서 평균가격은 5만5000원대로 하락세를 보였다. 저장사과의 강세에 힘입어 7월 중순부터 출하된 쓰가루 햇사과 평균가격은 4만1000원대를 형성했다. 예년보다 24% 높은 수준이다. 8월 들어 평균가격은 2만8000원대로 예년보다 10% 높았으나 7월보다 큰 폭 내림세를 보였다. 추석이 예년보다 2주 이상 빠르고 연초 저온피해 영향으로 9월 사과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산지농가들은 전년동기 4만2000원대보다 오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9월 평균가격이 3만9000원 선에 머문 것이다. 10월 가격도 3만1000원대로 예년보다 11%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11월에 접어들면서 평균가격이 3만6000원대로 상승세를 보인 이후 12월 4만원대로 지속적인 오름세를 나타냈다. 올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36만톤에 불과해 산지에서 기대심리로 인해 장기저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산지가격은 1kg당 최고 2200원(상품기준)까지 육박해 강보합세를 예고하고 있다. ▲배=상반기에는 지난해 생산량 감소 여파로 배 가격은 상승세를 형성했으나 추석 이후에는 이 예년에 머물렀다. 지난해 경기, 충남, 전남 등 배 주산지에서 흑성병 피해를 입어 생산량은 31만7000톤에 불과했다. 당초 배 생산량이 37만톤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보다 무려 15%나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1월 배 평균가격은 3만1000원(15kg 상품기준)대로 예년보다 11% 높게 출발했다. 2월에는 설 대목을 겨냥해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쏟아져 평균가격은 3만2000원대였으나 3월부터 산지출하량이 부족해 3만9000원대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산지 재고량이 전년동기보다 많아 지속적인 오름세를 나타내지는 못했으나 4∼8월 평균가격은 3만8000∼4만3000원으로 예년보다 40% 이상 높게 거래됐다. 그러나 9월 이후 배 가격은 약보합세에 머물러 있다. 전반적인 배 주산지에서 개화기 저온피해로 낙과 및 생산량 감소로 오름세를 전망됐으나 9월 평균가격이 2만8000원대로 예년보다 4% 낮았던 것이다. 10∼11월에도 2만1000∼2만3000원대로 예년수준에 불과하다. 개화기에 냉해로 품질이 예년보다 떨어진데다 수확기의 잦은 비로 당도마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도매시장 등에서 소비둔화로 매기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추석 이후 농가에서 출하를 제 때하지 못해 산지 재고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실정이다. 예년이면 배 출하가 마무리됐던 충남 연기 조치원 농가들의 경우 배를 처분 못하고 아직 보유하고 있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2월 들어 평균가격은 2만6000원대로 오름세를 형성했으나 산지 동향을 감안하면 고전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감귤=감귤 가격은 상반기부터 강보합세를 형성해 하반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감귤유통조절명령이 발동되면서 출하량 감소현상으로 나타났고 농가에서 조기 출하를 선호해 1월 이후 산지재고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월 노지감귤 평균가격은 2만원(10kg 상품기준)로 예년보다 2배 높게 형성됐다. 산지 가격도 1관당(3.75kg) 최고 7000원대로 전년동기보다 3배 에 육박했다. 산지가격 상승으로 2월 평균가격은 2만4000원대, 3월은 2만7000원대로 예년수준을 2배 이상 넘어섰다. 노지감귤 재고량이 빨리 소진되면서 비가림감귤 출하가 빨라졌으며 4월 평균가격도 3만3600원으로 예년보다 10% 올랐다. 5∼6월 하우스감귤 산지출하량은 전년동기보다 10∼20% 줄었으나 가격변동이 심했다. 5월평균가격은 4만1000원대로 예년수준을 밑돌았던 반면 6월에는 5만4000원 선으로 30% 높았다. 7∼8월은 3만5000∼3만8000원으로 예년수준을 형성했으나 9월에는 3만원대로 20% 낮았다. 다시 감귤 가격이 오름세를 형성한 것은 10월 중순부터 유통조절명령이 적용되면서부터다. 10월에는 1만4000원대로 예년보다 6% 상승하는데 그쳤으나 11월 들어 50% 오른 1만3000원대를 나타냈다. 12월 들어서는 1만5900원대로 예년수준을 75%나 높게 형성됐다. 특히 수확기에 관당 2500∼3000원 선이던 산지가격은 최근 4000원대에 육박하고 있어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단감=지난해 단감 생산량이 예년보다 10% 정도 감소했으나 저장성 및 맛이 뛰어나 상반기 가격상승세에 큰 몫을 담당했다. 이로 인해 1월 평균가격은 4만3000원(15kg 상품기준)으로 예년보다 약 1.8배 높았다. 2월에는 설 명절특수로 인해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은 5만1000원대까지 상승했다. 특히 3월 이후 산지출하량이 전년동기보다 18% 이상 줄어들면서 3∼4월 평균가격은 5만7000∼5만9000원대로 예년수준을 2배 이상 웃도는 강보합세를 보였다. 9월 이후에도 단감가격은 예년수준을 웃돌고 있다. 추석을 겨냥한 제주산 하우스 단감은 1kg 상품당 1만원으로 예년보다 25% 높게 거래됐고 9월 조생종 단감은 3만3600원대로 예년수준을 나타냈다. 경남 진주·창원, 전남 순천 등 노지 조생종 재배지역 낙과피해로 생산량이 감소했으나 품질도 동반 하락해 가격지지 효과는 낮았다. 본격적인 수확기인 10월에는 산지 출하량이 적어 평균가격이 2만8000원대로 예년보다 20% 높았다. 내년 초를 겨냥해 산지 농가들이 출하량을 줄여 다소 품위 낮은 단감 출하가 이뤄졌음에도 11∼12월 평균가격은 2만6000∼2만7000원대로 예년가격을 웃돌았다. 그러나 최근 산지거래가 줄고 농가 재고량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가격 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산지가격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낮아 내림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광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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