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9% "쑤시고 결린다" 만성통증 호소현재 대다수 여성농업인들은 남편과 공동 경영주 역할을 하며, 농촌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10명중 3명꼴로 탈농을 고민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또 절반 이상의 여성농업인들이 농업노동으로 인해 쑤시고 결리는 통증을 경험하고 있었으며, 육아부담도 커 면단위로 1개씩 육아시설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기됐다.한국여성농업인경상남도연합회(회장 공점숙)는 지난 10일 ‘경남도 여성농업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 이에 따른 대책을 촉구했다.이번 설문조사는 서울대 농업정책연구회에 위탁 실시했으며, 작년말부터 올해 초까지 568명의 여성농업인 회원을 대상으로 받은 설문지를 분석한 것이다. ‘남편 때문에 농촌 거주’ 72.9%▲농촌생활에 대한 인식=농촌에 거주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72.9%가 ‘남편이 농사를 짓기 때문’이라고 답한 반면 농촌에 사는 것이 좋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13.6%에 그쳤다.그러나 농사일에서 대다수 여성농업인은 공동 경영주 역할(50.5%)을 하고 있었으며, 전문 경영인이라고 자부하는 여성농업인도 6.3%에 이르렀다. 여성농업인들은 현재 농촌 생활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었다. 다소 만족이 44.1%, 매우 만족한다고 생각하는 여성농업인도 5.6%로 조사됐다. 이들 중 대다수는 생활환경이 쾌적하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먹을 것을 자급자족할 수 있고, 정신적으로 안정된다는 점도 만족 이유로 꼽았다. 반면 농촌생활에 불만족하는 여성농업인의 대다수는 일이 많은 만큼 소득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탈농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거나(18.3%) 아주 가끔 생각(52.2%)하는데 그쳤으나, 탈농 의사를 가진 여성농업인도 10명중 3명꼴(29.5%)로 나타났다.‘일해도 소득 인정 못받아’ 불만▲여성농업인 역할과 기대수준=각종 의사결정에서 생활자금 관리나 저축 가입을 제외하고는 ‘남편 혼자 결정’하는 비율이 30%를 웃돌았다. 특히 영농자재 구입에 대해서는 54.4%가 남편 혼자 결정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 참가한 여성농업인들은 일을 해도 내 소득으로 인정받지 못하고(24.5%), 사회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22.5%)는 점에 대해 가장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여성농업인 권익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안될 것이라는 의견(15.8%)을 눌렀다.‘관절·신경성 질환’ 가장 많아▲교육 및 의료 현황=60.9%의 여성농업인이 쑤시고 결리는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또 관절질환(34.7%)과 신경성 질환(31.5%)도 많이 앓고 있었다. 이는 여성농업인들이 육체노동에 시달리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농촌생활에서의 스트레스도 신경계와 소화기계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자녀를 보육기관에 맡기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응답과 아니라는 답이 똑같이 나타났다. 맡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비용 부담이 27.7%로 가장 높았으며, 거리가 멀고 맡기는 시간이 짧아 실효가 없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또 43.8%의 여성농업인이 면단위별로 1개씩 보육시설을 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협동조합 가입 비율 23.1% 그쳐▲협동조합 가입=조사자의 23.1%만이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었다. 가입하지 않은 이유로는 굳이 가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22.4%)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출자금 부담(7.7%)과 남자식구 모두 가입(10.6%), 가입 안시켜준다(2.3%) 등 의지를 갖고 있지만 가입하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여성농업인들은 조합에 가입하지 않아도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었으나(57.1%), 대출 어려움(24.9%), 여성농업인 의견 반영의 어려움(18%) 등을 제기하는 여성농업인도 많았다.부부공동재산제 도입 필요 36.8%▲여성농업인 정책=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후 여성농업인에 대한 대우가 나아졌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입장이 48.1%로 1위를 차지했다. 또 매우 아니다(11.7%)와 다소 아니다(19.2%)는 응답이 그 뒤를 이어 각종 여성농업인 정책이 실제 여성농업인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여성농업인을 담당하는 시군청 행정부서 신설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31.5%)는 응답과 있으면 좋겠다(29.6%)는 여성농업인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또 이번 조사에서 여성농업인들은 자신의 노동에 대한 보수가 인정돼야 한다(25.4%)고 제기했으며, 부부공동재산제도를 도입해 법적으로 재산을 보장받아야 한다(36.8%)고 답했다. 최윤정·김기태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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