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화-전문화해야 생존"지난 91년 참다래 재배농가들을 중심으로 출발한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 현재 5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사업단은 최근 12개 영농조합을 묶어 참다래협의회로 재도약하고 있다. 그동안 유통사업단은 참다래 단일품목으로 시장을 넓혀 왔으나 수입참다래와 오렌지의 급증, 소비지 대형유통업체들의 증가 등 유통환경이 급변하면서 새로운 판매전략을 구사했다. 즉 참다래 이외에 고구마 등으로 품목을 다변화하고 유통업체와의 지속적 거래를 위해 주년 출하시스템을 갖춘 것.이에 따라 참다래의 시장점유율을 기존 30%에서 60%로 끌어 올렸다. 고구마도 3년간의 끊임없는 상품개발로 소비지 대형유통업체 매대를 독차지 하고 있다. 참다래의 파렛타이징 패케이지 상자개발, 고구마 5kg상자 출하, 자체 브랜드 등도 유통사업단의 판매전략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유통사업단의 정운천 회장은 “소비지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상품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개발노력이 필요하고 소비지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락시장내 서울청과 삼륙상회(대표 심상백). 연간 매출규모 40억원에 이를 만큼 소비지 대형유통업체와의 거래에서 눈에 띄는 중도매인이다. 과일납품 전문인 심 사장은 경기도 화성군에 농산물물류센터를 건설하고 소비지 유통업체 중심의 농산물 거래를 계획하고 있다. 삼륙농산(주)로 법인화하여 ‘채과원’이란 자체 브랜드까지 갖추고 있다. 도매시장 중도매인으로 소비지 대형유통업체들과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이다. 심 사장은 “대형화되고 전문성을 갖춘 납품업이 되지 않고서는 소비지 유통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고 말한다. 유통전문가들은 소비지 유통변화에 공영도매시장이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도매법인들이 지금까지의 관행적 경영행태를 탈피, 그야말로 기업적 논리에 맞는 유통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 김동환 안양대교수는 “앞으로 도매시장은 소비지 대형유통업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잃을 것”이며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품질규격과 선취매매 등 현 제도가 허용하는 수준에서 물류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도매시장내 중도매인들이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농산물을 정확히 파악하고 분산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매시장뿐 아니라 산지도 소비지 유통변화에 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산지 직거래를 계속 늘리는 데다 도매시장도 점차 소비지에서 요구하는 쪽으로 유통이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허길행 수석연구위원은 “산지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지종합유통센터를 중심으로 공동출하와 공동계산제가 마련돼야 하고 정부차원의 물류표준화, 물류기기 확대 등 하드웨어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유통전문가들은 소비지 대형유통업체들이 많은 돈을 들여 농산물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농산물의 온라인거래가 또다른 유통구조를 만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소비지가 원하는 농산물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보다 세심한 고민과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끝>홍치선 기자 hongc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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