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 중국 ‘최다’ 일본·필리핀순, 가정폭력·혼혈자녀 차별 등 시달려

농어촌지역으로 시집온 외국여성들에 대한 종합적인 실태조사와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4년 한해 동안 농어촌지역 남자가 외국 여성과 결혼한 건수는 모두 1,814명으로 농어촌 남자 중 27.4%가 국제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이 외국여성과 결혼 한 것이다. 강원도의 경우도 현재까지 18개 시·군에 모두 1,421명의 외국인주부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외국인 주부의 국적으로는 중국이 가장 많은 573명이었고 이례적으로 일본이 382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 필리핀 출신이 308명, 베트남 49명, 태국 44명 순이었으며 중앙아시아의 몽골 11명, 카자흐스탄 23명, 우스베키스탄 20명 등이었다. 하지만 지역사회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들을 우리사회의 이방인으로 생각하며 1회성 행사와 단순한 위로행사만을 반복해 장기적인고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들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도 본의 아니게 차별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아 교육적으로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98년 필리핀에서 화천으로 시집와 두 딸의 엄마가 된 마리엘(30세)씨는 “유치원에 다니는 두 딸이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지만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학교생활이 걱정”이라고 한 숨을 쉬었다. 안귀정 화천읍복지담당은 “외국인 주부 자녀들 대부분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없을 만큼 뒤떨어져 또래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며 “이들의 학교생활등을 돕기 위해 자체적으로 공부방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지원사업을 펼칠 방침이다” 자치단체로서의 재정적 인 지원이 절실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주부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은 각종 차별과 배우자로부터 받는 가정폭력이다. 지난해 강원도여성사랑방에 따르면 2005년 상반기까지 외국인주부들의 가정폭력 상담건수는 114건으로 2004년에 비해 76건이 늘어났다. 상담을 담당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대부분 문화와 언어적 차이로 인한 부부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국인 주부들에게는 정부가 위장결혼을 막기 위해 만들어놓은 결혼 뒤 3년 동안 국적을 취득할 수 없다는 덧에 걸려 고통이 더해진다. 허남순 한림대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외국인 주부들에 대한 가정폭력은 일부 남성들에게서 나타나는 우월주의가 내재된 현상이다” 며 “동등한 인격체로 외국인 주부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허 교수는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온 외국인 여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전환도 시급하다” 며 “지역내 외국인 주부들의 갈등상담을 위한 창구 마련과 양육비 지원등 좀 더 실질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종운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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