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소중함에 대한 진지한 성찰

천규석/녹색평론사/8000원

“쌀을 지키는 것은 생명주권을 지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 자치민주주의의 뿌리를 지키는 것이다.” 이 땅 농민운동의 선구자중 한명이자 한살림 등 공동체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천규석 선생의 노작, ‘쌀과 민주주의’는 쌀 시장 개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 쌀은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열량을 생산하는 식량작물로 오늘 우리 민중들을 번성하게 해 준 생태적 경제적 기초다. 게다가 쌀은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다. 이 땅의 모든 토착문화중 쌀과 무관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을 위한 글로벌스탠다드란, 중심부인 미국이 주변부의 후진국에게 강요하는 일방적 잣대다. 그런데도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수용으로 농민공동체를 해체하고, 생명의 주권이요, 문화의 자존심인 쌀농사의 완전 포기도 서슴지 않는 성장우선주의자들이 무슨 평등민주주의와 개혁을 말할 자격이 있는가?” 이 땅의 한 때 ‘민주진보인사’ ‘소위 개혁주의자’들도 칠순을 바라보는 노대가의 통렬한 비판에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잘못된 길을 모르고 접어들었다면 그것을 깨닫는 순간 되돌아 나오는 것이, 참다운 진보와 개혁의 길이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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