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호 원장

○연재를 시작하며 먼저 한국농어민신문을 통해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무척 기쁩니다. 짧은 소견이나마 한의학적인 세계관으로 여러분들의 건강한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 해보고자 합니다. 한의학은 우주자연의 기본적인 원칙에서 그 이론적 배경을 찾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는 그런 원칙 말입니다. 이런 원칙에서 생로병사의 기준을 살펴보고 있으며 음양(陰痒)과 오행(五行)의 변화법칙에서 인간의 건강을 탐구하는 것이 한의학입니다. 그런데 우리 생활이 점차 서구화되고 물질문명 속에서 방황하다보니 지극히 자연스러운 이치마저도 곧잘 잊어버리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서로 닯은 농업과 한의학의 이치 저는 수년 전부터 농토를 조금 빌려 농사를 지어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농민들의 노동현실을 체험해 보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점차 농업의 지극한 이치를 느끼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토양에서 새롭게 솟아나는 생명력을 배웠으며 물과 공기 그리고 햇빛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고 이를 통해 인체의 건강에 필요한 요건들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연법칙에 근거한 한의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한의학이 쉬운 이치에서 출발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배경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난 15년 동안 주로 농촌지역에서 임상을 하면서 농민들의 건강을 돌봐 왔습니다. 농민들은 도시민들과는 달리 주로 근·골격계 질환이 많습니다. 그만큼 육체노동이 심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농민들의 약 80% 정도가 농부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밖에도 농약중독, 농기계사고 후유증 등 농촌지역의 특수성에 기인하는 질환에 항상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질환에 대해 한의학적인 치료법이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앞으로도 한의학적인 방법으로 농촌지역의 보건의료 문제를 다양하게 연구, 적용할 생각입니다. ○잘못된 식·생활습관이 질병 불러 오늘은 첫 만남이니 가장 기본적인 건강법을 소개하며 인사에 대신할까 합니다. 인체의 건강에 중요한 요소들은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입니다. 잘 먹는다는 것,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현대인들이 복잡한 질병에 많이 걸리는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잘 못먹기 때문입니다. 못 먹는다기 보다 좋지 않은 음식을 너무나 많이 먹기 때문이지요. 지나친 육류의 섭취, 과음과식, 인스턴트식품들과 각종 화학물질로 오염된 식품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잘 먹었다고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잘 싸는 것, 이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 환자분들의 절반 정도는 모두 이 배설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설사, 변비, 배뇨장애 등의 증상은 매우 흔한 질환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잘 먹는 문제와 연관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잘 자는 문제입니다. 현대인들은 너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은 원래 해가 지면 활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야 하며 해가 뜨는 시점에 맞춰 일어나야 한다고 한의서에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생활이 어디 그렇습니까? 한밤중까지 술 마시고 노래하고, 그러다 아침에 피로도 풀리지 않은 채 출근하느라 정신 없고. 결국 몸을 망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원칙만 지켜도 많은 질병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이런 원칙을 지키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해서 차차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