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현애자 의원 ‘농어촌 복지 개선’ 토론

현애자(민주 노동당)의원이 좌장을 본 가운데 23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농어촌 복지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차상위 빈곤층 교육·의료 등 자활급여 확대국민연금 등 다양한 사회보험 도입·개선을? “엄마, 아빠가 서울에서 돈번다고 아이를 맡긴지 벌써 5년이 다됩니다. 작년부터 학교에 다니는데 내가 글이라도 알아야 뭐라도 좀 가르쳐 주지” 정읍시의 신소녀 할머니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자기 몸도 추스르기 힘든데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까지 혼자서 돌봐야 한다. 아들과 며느리는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지만 형편이 녹록치 않다. 신 할머니는 손자가 학교에 들어가자 형편이 더욱 어려웠다. 생활보호대상자 신청도 여러 번 했지만 아들이 있기 때문에 제외됐다. 신 할머니는 일주일에 한두번 보건소에 가는 길도 쉽지만은 않다. 택시는 신 할머니가 타기엔 너무 비싸고, 버스는 몇시간씩 기다리기 일쑤다. 농어촌에는 사정은 조금 다르더라도 신 할머니와 같은 경우가 많다. 이에 민주노동당 강기갑·현애자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정부가 발표한 ‘농림어업인 삶의질 향상 및 농산어촌지역개발 5개년 기본계획’ 가운데 ‘농어촌 복지실태와 개선방안’을 갖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조흥식 서울대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농업의 가치를 소득 중심으로 바라보다 보니 결국 경제성장의 논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성장중심의 사고를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교수는 “농촌은 도시지역에 비해 실질적인 경제수준은 낮은데 반해 재산문제 때문에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 개선 △부양의무자 1촌으로 한정 △농어촌지역 특성에 맞는 자활사업 도입 △농어촌 차상위빈곤층에 대한 교육, 의료, 주거 급여 등 자활급여 확대 △농어촌 의료급여 확대 및 질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또한 조 교수는 “농어민도 일반 노동자처럼 다양한 사회보험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농작물재해보험 및 양식수산물재해보험 등 다양한 사회보험의 도입과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영유아보육, 여성복지,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등과 같은 사회복지서비스는 농어촌주민의 인권보장 차원에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복지시설 확충과 전문인력 확보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농특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토론에서 이태수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과 유수상 거창군 가정봉사원파견센터장, 김성아 한여농중앙연합회 사무국장, 최옥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등 각 분야를 대표해 참석한 토론자들은 “정부가 농어촌 복지증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출했지만 예산의 대부분을 시설확충, 지역개발, 복합산업확충 등에 쏟아붓고 있다”며 “현재 조성된 복지인프라에 대한 실태조사와 재구성, 순수복지예산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배병준 보건복지부 사회정책총괄과장은 “지나치게 농촌에만 집중돼서는 안된다”며 “우선 국가예산에서 복지총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농어촌을 포함한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남수 농림부 농촌사회과장도 “정부내 복지예산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기갑 의원은 “119조 대책 가운데 거품을 제외하면 농민의 실질적 삶의 질을 높이는데 쓰일 복지예산은 매우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안병한anb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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