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총소득 ‘17조~28조’ 줄어

참여정부는 ‘선진형 통상국가 실현’을 내세우며 내년까지 미국을 비롯한 30~50개국과 동시다발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등 5대 거대 경제권이 망라된다. 그러나 동시다발적 FTA로 인한 농업피해는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보다 훨씬 더 크다. FTA의 추진동향과 예상 피해규모를 분석한다.

▲FTA 추진동향=외교통상부는 선진통상국가 구현을 위한 경제외교의 이행과제의 1순위로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동시다발적 FTA 추진’을 제시하고, 27개국 이상과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외교통상부는 2007년까지 30~50개국과 FTA를 추진, 15개국과는 협정을 발효하고, 10~30개국과는 협상을, 5개국 내외와는 공동연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분위기를 볼 때 적어도 오는 2008년까지는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거대경제권과 FTA 협상이 착수돼 대부분 타결될 전망이다. ▲DDA 보다 큰 피해=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5개 시나리오를 가지고 연구한 결과(2005년 12월, 권오복 외), 거대경제권과의 동시다발적 FTA는 DDA 농업협상보다 더 큰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됐다. 농경연은 FTA나 DDA 충격이 없을 경우 농업총소득은 기준년도 15조2550억원에서 이행 1차년도에 15조2110억원, 10년차에 13조5610억원으로 감소, 11년간 11.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기간 동안 농업총소득의 누적감소액은 7조9150억원이다. DDA 농업협상이 2006년 타결돼 2008년부터 개방되는 상황을 가정하면 개도국시나리오의 경우 농업총소득은 1년차에 15조360억원, 10년차에 13조230억원으로 11년간 14.6% 감소하고, 누적 감소액은 9조8340억원이다. 선진국 수준으로 개방하면 1년차에 14조9600억원, 10년차에 12조2630억원으로 19.6% 줄고, 누적감소액은 18조1270억원에 이른다. FTA는 세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했다. 첫째 쌀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농산물에 대한 관세는 2008년~2017년까지 10년에 걸쳐 철폐할 경우 농업총소득은 이행 1년차에 15조160억원으로, 10년차에 11조3550억원으로 25.6% 감소하고, 누적감소액은 19조6090억원에 달한다. 둘째 쌀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품목에 대한 관세는 FTA 이행 첫해인 2008년부터 철폐하되 관세가 200% 이상인 고율관세 품목은 5년간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는 것을 가정하면 1년차에 13조8800억원으로, 10년차에 11조5250억원으로 24.4% 줄며, 누적감소액은 무려 28조9490억원이다. 셋째 시나리오는 두 번째와 동일하되 쌀, 고추, 쇠고기, 유제품, 마늘, 감귤, 사과, 포도, 배, 딸기, 인삼을 민감품목으로 분류, 양허대상에서 제외할 경우농업총소득은 1년차에 14조6750억원, 10년차에 12조658억원으로 17% 감소하는데, 누적감소액은 17조110억원이다. 이렇게 농업총소득 누적감소액을 따져보면 FTA시나리오는 3가지 모두 DDA 개도국 시나리오에서 누적감소액보다 각각 9조7750억원, 19조1150억원, 9조960억원 많다. ▲품목별 피해=과일·채소·축산업 피해가 가장 크다. 시나리오 2로 분석한 결과, 과일산업 소득은 기준연도 1조5670억원에서 11년 뒤 38.5% 수준인 6030억원으로 가장 크게 감소하고, 채소산업이 2조9560억원에서 59% 수준인 1조7440억원으로, 축산업이 2조730억원에서 79.8% 수준인 1조6550억원으로 감소한다. 주요 품목별로 가격 변화를 보면 마늘의 경우 이행최종연도 가격이 kg당 481원으로 기준연도 2060원의 23.3%, 고추는 1483원으로 기준연도 5482원의 27.1%, 양파는 185원으로 기준연도 280원의 66.1% 수준으로 폭락한다. 감귤의 경우 kg당 861원에서 392원으로, 사과는 1429원에서 855원으로, 포도는 2268원에서 1638원원으로, 배는 905원에서 810원으로 하락한다. 농경연은 FTA로 인한 가격하락 품목의 경우 타 작목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았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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