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전망 2006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1월25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박홍수 농림부 장관을 비롯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업전망 2006’ 발표대회를 가졌다. 이번 대회는 농업협상, 농가경제, 농촌복지, 식품안전성, 친환경농업 등의 주제와 함께 주요 농축산물 품목별 전망과 과제가 발표·토론됐다. 올해 농업전망은 시장개방의 확대로 인해 예상대로 그리 밝지 않지만, 전망이 주는 시사점을 통해 활로를 찾아보자.

급격한 개방…향후 10년간 농업성장률 ‘마이너스’직불금 등 영향 농가소득은 연평균 3.7% 늘 듯수입산과 경쟁 벗어나 ‘블루오션’ 전략 수립을 ▲DDA·FTA 동향과 전망=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은 홍콩각료선언문에 제시된 대로 4월말까지 세부원칙 도출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올 7월말까지 세부원칙을 마련하고, 10월말에 이행계획서를 제출한 뒤 2개월의 검증기간을 거쳐 올해말 협상 종결을 선언할 수 있다. 관세 감축은 유럽연합(EU)의 입장, 국내보조는 미국의 입장에 가깝게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민감품목의 수는 선진국은 전체 세번의 3~4%, 개도국은 5~6% 정도가 예상된다. 관세상한이 설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일부 품목은 예외도 인정될 것이다. 고추, 마늘, 참깨, 감귤 등 고율관세 품목은 최대 60~70% 감축될 수 있으나, 민감품목으로 지정될 경우 관세감축이 20~30%에 그칠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우 2008년까지는 중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거대경제권과 주변국과 협상이 착수돼 대부분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대두·보리·고구마 등 곡물 및 서류는 인도, 미국, 중국과의 FTA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고추·마늘·양파 등 채소는 중국, 아세안, 멕시코와의 영향이 클 것이다. 과일부문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국, 남미공동시장(Mercosur), 중국 등이다. 육류와 낙농은 미국, 캐나다, 남미공동시장과의 FTA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다. ▲농업·농가경제 동향과 전망=지난해 농업부문 부가가치는 쌀 가격 하락 등으로 전년대비 1.9% 감소한 20조8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올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등으로 전년대비 0.9% 감소한 20조6700억원이 될 것이다. 올해~1015년까지 연평균 농업성장률은 연평균 -1% 내외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호당 농가소득(명목)은 쌀소득직불금을 포함, 전년대비 0.1% 감소한 2897만원으로 추정된다. 농업소득은 쌀 가격의 하락으로 전년대비 13.4% 감소한 1044만원, 쌀소득보전직불금을 포함한 농외·이전소득은 전년대비 9.3% 증가한 1853만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호당 농가소득은 전년대비 3% 증가한 2982만원으로 전망된다. 올해~2015년까지 농업소득은 연평균 1.6% 증가하고, 농외소득은 4.3% 증가하며, 이전수입은 5%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농가소득은 연평균 3.7% 증가, 2015년에 4118만원이 될 것이다. 도시근로자가구소득 대비 농가소득은 95년 95.1%, 2000년 80.6%, 2002년 73%로 낮아져 격차가 확대되다가 2004년에는 77.6%로 높아져 격차가 다소 완화됐으나 아직 그 폭이 크다. 반면 가구원 1인당 소득은 95년에 109.7%로 높았으나 2002년 90.5%까지 하락하다가 2004년 97.7%로 회복됐다. 이는 농가의 가구원수 감소폭이 커져 부양가족이 감소한 게 큰 요인이다. 2004년 농가부채는 전년보다 1% 증가한 2689만2000원이었다. 규모별 농가분포를 보면 부채가 없거나 1000만원 미만인 농가비중은 50.3%이고, 3000만원 이상의 고액부채 농가는 29.6%다. 부채규모 5000만원 이상인 농가는 40대 미만이 41%, 40~49세가 40.5%로 상대적으로 높고, 60~70세 이상 농가는 1000만원 미만인 농가가 60.1~79.2%로 높아 젊은 영농층 일수록 부채규모가 크다. 2004년 부채상환능력은 다소 개선됐으나 1억원 이상 대규모 부채 농가중 부실농가의 비중이 26.4%이다. ▲농업구조변화·직접지불정책·고령사회의 정책과제=시장개방과 수요 감소로 인해 90년대 중반 이후 농산물 가격이 정체 내지 하락하는 상황으로 전환됐고, 농업총생산액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박스(Box)권’이 형성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수입농산물과 경쟁하는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수출농업을 육성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자원과 여건을 활용하는 다양한 지역농업의 육성, 기업적 농업경영 활성화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가족 노작적 농업경영’이 아니라 과학적 영농기법을 채용하는 농업경영체로 변모해야 한다. 농업법인 제도를 확장해 농가의 ‘1호 1법인’설립을 장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직불제가 농업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1년 4.1%에서 2005년 13.6%로 확대됐다. 2004년 현재 농가 호당 직불금 수급액은 69만9000원으로 농가소득의 2.4% 수준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경영단위 직불제’로 전환이 필요하다. 농촌은 도시보다 20년 이상 앞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세대간 통합과 균형, 연령 통합적 파트너십, 계층·지역간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농촌복지 관련 특별법의 중장기적 통합, 2005년부터 지방정부로 이양된 복지사업의 제대로 된 시행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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