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추가 하락’ 우려

내년 3월부터 밥쌀용 수입쌀이 시판되면 국내 쌀값의 추가 하락이 불보듯 뻔한 것은 물론 국내시장의 예측하기 어려운 혼란으로 농가 피해를 초래할 우려가 높은 만큼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는 여론이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쌀협상 결과에 따라 소비자 시판용을 포함한 2005년도 의무수입물량(MMA) 수입쌀 구매절차에 들어가 내년 3월이면 국내 통관·공매할 계획이다. 2005년 도입분 의무수입량은 22만5575톤으로, 이중 10%인 2만2557톤이 소비자 시판용이며, 20kg와 10kg 최종소비포장 형태로 수입된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2005년도분 시판량은 올 소비예상량의 0.57% 수준이지만, 협상결과에 따라 내년중에 2006년도분 3만4429톤(0.87%)까지 들어와야 하므로 실제 내년중 시판량은 5만6986톤으로 소비량의 1.44%에 달할 전망이다. 한 통상전문가는 시판용 쌀의 등급과 관련, “1등급과 3등급 비율을 50%씩 한 것은 시장혼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급쌀 비율이 높으면 업자들이 처음에 고급쌀을 낮은 가격에 풀어 소비자에게 ‘좋은쌀’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뒤 나중 저급미로 바꾸는 전략으로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문가는 “수입할 때 최대한 저급미를 수입하고, 마크업(수입이익금: 공매낙찰가격-수입원가)을 가급적 많이 부과하는 등의 방법으로 판매가격을 높여 국내산보다 낮게 팔리지 않게 하고, 공매 참가 업체를 늘려 저가 담합을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민단체 관계자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수입쌀 1만톤 시판시 국내 쌀값이 kg당 10원씩 하락한다는 연구를 토대로 보면 2년치 5만7000톤이 풀릴 경우 국산쌀은 80kg 가마당 4500원 하락하게 된다”며 “그러나 식용쌀 판매는 산지 불안심리를 부추기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 고품질 수입쌀 수요를 촉발하거나, 반대로 저가 수입쌀로 국산쌀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하면 쌀 농가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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