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양파·고추시장 타격 클 듯”

농림부가 지난 17일 ‘한·아세안 FTA관련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한호 서울대 교수는 양측간 FTA체결시 양파, 고추 등과 열대과실류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없이 아세안과의 FTA를 밀어붙인다는 농민단체의 지적도 나왔다. 한-아세안 FTA 추진일정과 농업분야 영향 등을 살폈다.

베트남 쌀·태국 닭고기·말레이시아 임업 ‘강세’농민단체 “농업피해 뻔한데 성급한 추진” 반발▲추진일정=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30일 라오스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올해부터 FTA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아세안은 2005년 2월부터 2개월마다 양측을 번갈아 가며 협상을 시작키로 했으며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1차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양측은 2005년 내에 상품자유화방식(Modality), 원산지 기준 등에 대한 협상결과와 서비스나 투자분야의 협상일정을 담은 기본협정문(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할 계획이다. 또한 2006년까지 상품, 서비스, 협력 등 모든 분야의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다.▲농업분야 영향=농림부는 한·아세안 FTA 1차 협상을 앞둔 지난 17일 윤장배 농업통상정책관 주재로 농민단체와 업계,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한·아세안 FTA 관련 간담회’를 열어 향후 일정을 설명하고 이에 따른 대응방향 등을 논의했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한·아세안 FTA 농업분야 대응방안’이란 발표를 통해 “과실분야가 협상에서 가장 민감한 부문으로 생각된다”면서 “열대과실류가 한국에서 직접 생산 작목이 아닌 점을 주장하면서 전면적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한 “채소류는 양파, 고추 등의 수입증가가 우려되거나 향후 수입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아세안과의 FTA체결에서는 현재의 산업구조와 무역형태에 대한 지나친 의존보다는 이들의 잠재적 성장가능성과 미래의 교역가능성을 염두에 둔 협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그의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의 경우 곡물에서는 쌀 산업의 성장이, 채소류는 고추, 마늘, 양파 등 국내와 경합관계에 있는 작물의 생산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태국은 쌀 산업의 성장세 지속과 함께 닭고기를 중심으로 한 축산업도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아시아는 임업부문의 강세를 유지하면서 채소분야의 성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필리핀은 열대과실류를 중심으로 높은 생산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각계 입장=이날 간담회에는 한농연, 전농 등의 농민단체와 쌀전업농, 한우, 양돈, 낙농육우 등의 품목단체 관계자들이 참석, 정부의 일방적 한·아세안 FTA추진에 강한 불만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농민단체 관계자는 “아세안과의 FTA는 농업피해가 뻔한데도 정부가 FTA 추진이유나 그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농민단체들의 지적이 많았다”면서 “유통업체 등도 협상에 대한 정보가 없어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불만을 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는 본격협상에 앞서 아세안과의 FTA를 왜 추진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밝히고 농민공감대를 형성하는 등의 사전작업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림부는 ‘농업분야 FTA민간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윤장배 농업통상정책관은 “농업분야의 대책을 세우거나 민감품목 및 수출전략 품목 등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는 농민단체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면서 “민간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협상진행 상황을 단계별로 설명하고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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