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최근 농협중앙회는 정관개정을 통해 중앙회에 대한 회원조합의 출자상한선을 현행 10만좌에서 총출자좌수의 10%까지로 확대하고, 조합상호지원기금을 목적출자금으로 전입하기로 했다. 이같은 조치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에 따라 은행건전성 제고를 위해 날로 강화되는 정부의 자기자본 규제비율에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정관개정의 핵심은 1좌에 1만원씩 10만좌까지, 즉 10억원으로 규제하고 있는 회원조합의 중앙회 출자상한액을 총출자액의 10%인 조합당 1백37억원까지 확대하는 내용.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회원조합이 출자한 총액이 1천3백68억1천94만원이니까 10%면 1백37억원이 되는 것이다. 현행 좌수규제방식을 비율규제방식으로바꾼 것인데, 총출자좌수가 늘어나면 출자상한액도 당연히 확대되므로 자산건전성이 그만큼 향상된다.
이는 농협이 현재 1천개가 넘는 회원조합을 2001년까지 5백개로 합병할 경우 조합규모는 커지는 반면 중앙회 출자금은 현재의 절반이하로 떨어질 것을 대비해 출자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농협은 또 기존의 회원출자제도와 회전출자제도 외에 이번에 목적출자제도를 신설, 조합상호지원기금 출연금을 목적출자금으로 자기자본화하기로 했다.
조합의 상호지원을 목적으로 중앙회와 회원조합이 공동출연한 상호지원기금 가운데 중앙회 출연분 2천2백30억원은 이미 지난해말 자기자본으로 편입됐으며, 이번에는 조합의 출연금을 자기자본에 넣기로 한 것이다. 올해 자기자본으로 편입될 조합출연금은 약 2천6백67억원 정도.
조합상호지원기금은 그동안 경영약체조합, 경제시설 설치조합, 합병조합등에 무이자로 지원돼 왔는데, 이처럼 자기자본화한다고 해도 지금처럼 변함없이 지원이 가능하다는게 중앙회의 설명이다. 이번에 신설된 목적출자금, 즉 조합상호지원기금은 탈퇴시 지분을 환급받을 수는 있지만 출자배당은 받지 못한다.
한편 IMF와 정부는 국내 금융기관에 대해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하고 있는 8%의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토록 요구하고 있다. BIS 자기자본비율이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출금, 유가증권 등 총 위험자산에 비해 자기자본비율이 얼마인가를 계량화 한 것이다. 만일 이 비율이 8%를 못넘는 은행은 부실은행으로 분류될 뿐만 아니라 임원진 교체, 합병 등의 대상이 된다.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는 지난해말 자산재평가적립금, 조합출자금, 조합상호지원기금 중앙회 출자분, 결산후 이익잉여금 등을 자기자본으로 편입시켜자기자본 규모 1조3천8백89억원, 연말 BIS비율 9.24%를 달성했다.
농협은 최근 사업의 신장에 따라 BIS 비율 준수를 위해 2000년까지 2조원을 자기자본으로 확보키로 하는 자기자본 증대 3개년 계획을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말 자기자본비율을 10.5%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농협중앙회는 회원농협 출자금 배가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사업확대 및 경영개선 등으로 내부유보를 확충하는 한편 부실채권 감축등 자산건전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조합의 출자금 조성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농업금융채권 발행, 일반인을 위한 무의결·우선출자배당제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농협은 지난해말 현재 1조6천8백26억원 수준인 회원조합의 자기자본을 2001년까지 3조3천6백억원으로 2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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