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농수축협의 중앙회는 “신용사업에만 치중한다”는 농민들의 비판에 대해 “신용사업의 예수금으로 경제사업 자금을 지원하며, 신용사업의 수익으로 경제사업의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논리는 신용사업은 흑자로, 경제사업은 적자로 나타나는 결산결과로 뒷받침 된다.그러나 복잡하게 정리된 결산서를 자세히 뜯어보면 경제사업은 무조건 적자를 보게 돼 있다.96년 당시 농협중앙회 신용사업은 1천2백25억원의 흑자가 난 반면 경제사업은 1천36억원의 적자가 난 것으로 처리됐다. 그러나 이는 신용사업에서내부거래로 경제사업에 자금을 빌려주면서 11.5%의 이자를 받았던게 주요인으로 분석됐다.당시 경제사업이 신용사업에서 9천7백16억원을 빌린 뒤 지급한 이자는 무려 4백46억원. 그 무렵 기업체에게 빌려주는 일반시설자금 등의 금리가 신용도에 따라서 8.5%의 저금리도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1~12%의 내부거래이자는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경제사업이 지도사업에 낸 전출금이 6백93억원이나 됐다. 내부거래 이자 4백46억원과 지도사업전출금 6백93억원을 더해 1천1백39억원을 내부에서 경제사업이 부담했으니 결산이 적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담이 없었다면 경제사업도 1백3억원의 흑자를낸 것으로 할 수 있었다. 결국 “경제사업은 적자사업이고 신용사업에서 벌어 지원하고 있다”는 논리는 크게 잘못된 것임이 간단히 증명된다.농협은 지난해 연초에는 내부자금이자를 12.5%를 적용하다가 중반에12.25%로 낮췄고, IMF 이후인 12월말에는 14%, 올 1월에는 16%로 크게 올려받다가 지난 7월13일자로 다시 15%로 내렸다.내부자금 이자가 비싼 것은 축협중앙회도 마찬가지다. 축협은 지난해초11.5%를 적용하다가 연말에는 16%, 올들어서는 무려 18%를 받고 있다. 내부거래인데도 15~18%의 고리자금을 물어야 하는 경제사업이 과연 수익을 낼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특히 이들 중앙회는 반대로 경제사업부문에서 들어와서 예치되는 자금의경우 농협은 겨우 1%, 축협은 8%의 이자만을 주고 있어 10~15%의 엄청난 예대마진을 챙기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일반 신용사업에서 올리는 예대마진의3~4배에 이르는 것이다.또 농협중앙회는 지난해의 경우 1천39억원의 경제사업 적자를 신용사업에서 보전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역시 경제사업의 순수적자액은불과 3백79억원이었고, 나머지 6백60억원은 지도사업비로 낸 것이었다.경제사업 적자액 3백79억원은 경제사업 마인드의 부족과 경비과다 등으로설명되나, 사실상 적자의 최대요인은 정부 정책대행사업인 비료사업의 엄청난 적자가 주원인이다. 실제 지난해 비료사업은 1백70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이것은 경제사업적자액의 45% 수준이다. 96년에는 비료사업에서 3백73억원의 적자를 냈다. 신용사업의 경우 정책사업은 수수료에 이차보상까지받고 있는데 반해 경제사업은 적자를 내는 식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결과를 감안할 때 농수축협중앙회 신용사업은 그들의 주장대로 경제사업을 엄청나게 지원하는 것만은 아니다.경제사업에 대한 지원에는 분명 대가가 따르며,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신용사업 때문에 경제사업의 적자가 구조적으로 계속되는 측면이 강하다.따라서 농수축협중앙회는 이제 “신용사업에서 벌어 경제사업에 지원한다”는 판에 박힌 논리를 폐기해야 한다. 특히 임직원들은 경제사업에 대한 근거없는 피해의식을 버려야 한다.<이상길 기자>발행일 : 98년 9월 10일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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