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협중앙회는 과연 도시에서 벌어 농어촌의 회원조합을 지원하는가?이들은 지금까지 중앙회 신용사업이 없다면 회원조합은 곧 붕괴될 것처럼얘기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논리는 많은 부분에서 허점이 있다. 농협중앙회의 경우 현재 농민과 회원조합의 지도·지원에 필요한 지도사업비의 대부분을 신용사업이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농협중앙회는지난해 지도사업비 1천7백60억원중에서 신용사업이 부담하는 금액이 1천51억원으로 분담비율은 60%에 이른다는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중앙회는 유통손실보전기금 등 각종 기금조성과 예산지원을 통해 회원조합에 직간접적으로 경영을 지원하는 금액이 2천4백8억원이라고 계산,조합당 연간 1억8천1백만원의 수혜가 돌아간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농협중앙회는 이를 근거로 지난해 조합당 1억8천1백만원 이하의 흑자조합을 적자조합으로 간주하면 전체의 84.6%인 1천1백27개 조합이 적자에 해당한다는‘엄포’를 놓고 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가 지원했다는 회원농협 수혜이익 2천4백8억원의 내막을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농협이 주장하는 2천4백8억원에는 지도사업비 9백6억원이 들어있어 중복되는 내용이다. 게다가 2천4백8억원에는 저리자금 수혜이익 8백61억원이 들어 있는데, 이 저리자금은 중앙회 혼자 조성한 것이아니라 조합도 50% 이상 참여한 것이다. 신용사업에서 지도사업에 지원한 1천7백60억원도 뜯어보면 직접사업비는 1천1백31억원이고 인건비 및 경비가 5백35억원이다. 알려진 바로는 직접사업비 1천1백31억원은 농민에 대한 영농지원비가 전체의 17%인 2백8억원, 교육 및 보급선전비가 15%인 1백87억원, 조사연구비가14억원이고 나머지는 조합육성비가 60%인 8백3억원이다. 영농지원비는 지역특색사업 지원, 부업축산자금 이차보전, 농약안전사용용품 지원, 농업농촌관련 문화행사 지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교육·보급선전비는 농협대학운영보조, 농민신문 지원, 우리농산물 애용 홍보광고가 대부분이다. 조합육성비는 유통저리자금 이차보전, 조합상호지원기금 출연, 농산물 유통가공손실보전, 임직원 실무교육, 지도감사 여비, 합병보조, 업적평가 등 시상,순회수집차량 지원 등이 큰 비중이다. 여기서 조합상호지원기금 출연은 지출이 아니고 적립의 개념이며, 농산물 유통가공 손실보전 역시 직접 지출보다는 적립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사업내용을 볼 때 조합당 1억8천1백만원의 수혜이익은 과장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천4백8억원을 단순히 조합수로 나눴지만, 이것이 조합에 모두 지원된 것도 아니고, 중앙회 자금으로만 지원된 것도 아니다. 지원이 필요한 부실조합은 합병으로 일정정도 해결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치중앙회가 회원조합을 먹여살리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현재 중앙회 시군지부가 취급하고 있는 10조원 가량의 시군금고를 시군단위로 합병된 광역농협이 취급한다면 이런식의 지원은 전혀 필요없게 될 것이다. 농협의 신용사업 측면에서 중앙회와 회원조합간의 관계를 분석하는데 있어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상호금융특별회계이다. 중앙회는 회원조합의 신용도 제고를 위한 상환준비 예치금과 회원조합간,지역간의 자금 과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정기예치금을 회원조합으로부터 받아 상호금융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도시농협의 자금을 당겨서 기반이 취약한 농촌농협에 보내는 역할을해야 한다. 그러나 중앙회는 회원농협의 자금을 회원농협에 온전히 돌려주기 보다는 증권장사나 정부가 부담해야할 정책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관리하는 상호금융특별회계자금의 조달과 운용내역을 보면,중앙회는 올해 5월말 현재 조합으로부터 상환준비 예수금 4조8천1백30억원,정기예수금 4조4천8백73억원, 슈퍼정기예수금 7조2천3백48억원 등 모두 16조5천3백51억원을 뽑아올렸다. 반면 회원농협에는 단 22%인 3조6천5백83억원만을 대출하고, 나머지 78%인 12조6천99억원은 유가증권으로 운용하고 있다. 여기에는 농업경영자금 1천1백74억원, 수매자금 5천23억원이 포함된다.결국 이를 볼 때 농협중앙회는 조합에 돈을 내려주는 것보다는 뽑아 올리는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자금별 조달금리와 수익률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조달금리는 상환준비 예수금이 9%, 정기예수금이 14.35%, 슈퍼정기 예수금이 20.41%인데,운용수익은 이보다 높은 평균 14.45%이다. 특히 상환준비 예수금의 경우 9%로 조달해 일시대출시 18.5%로 운용해 저금리로 조합돈을 가져다 고금리로운용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반면 통안증권이나 유가증권에 운용할때는11%가 조금 넘는 수익을 올릴뿐이다. 무엇보다도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가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농촌의 금싸라기 같은 자금을 도시의 기업에게 대출해주는 것에 다름아니다. 이런 사실을 놓고 볼 때 중앙회가 신용사업으로 조합을 지원한다는 주장은상식적으로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이는 구조적으로 그렇게 돼 있다. <끝><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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