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조직원들이 태풍 얘니가 엄습해오는데도 배수관문 개방 등 본연의 임무인 물관리를 외면하고 농진공·농조·농조연 3개기관 통합반대집회를 강행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수확을 앞둔 농경지가 큰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저수지 및 배수관문 관리를 소홀히 한 농조직원을 조사해 문책 또는 고발조치토록 각 시 동 지시했다. 농림부와 농민들에 따르면 전북 정읍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폭우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농조직원들이 지난달 30일 통합반대집회에참석하기 위해 빠져나가는 등 수수방관해 고부면 용흥리 일대 1천2백ha의농경지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전북 부안군 계화면에서는 동진농조 직원이 배수관문을 닫아 놓은채 상경,이미 침수될 대로 침수된 후인 1일 9시에 배수관문을 열어 농민들이 분통을터뜨리고 있다. 또한 경남 진주 진산농조의 경우 직원 50여명중 30여명이 집회에 참석하는바람에 인력부족으로 문산읍 관내 배수문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5백ha의농경지가 침수됐다. 이와 관련 농림부는 “집회 전날인 29일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고, 태풍 얘니에 대한 사전 예보로 수확기를 앞둔 벼농사 피해가 충분히 예상돼 정부에서도 비상근무를 지시했는데도 농조직원들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채 통합반대집회를 강행, 피해를 확대시킨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각 시·도에 관련규정에 따른 문책 또는 고발조치를 지시했다. 한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태풍으로 들판 곳곳이 침수되고 벼가 쓰러지는데 물관리를 하는농조직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 수호를 위한 집회를 연 것은 규탄받아 마땅하다”면서 “정부는 통합반대세력을 엄단하고 즉각 3개기관을 통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이상길·양민철 기자>
이상길leesg@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