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개혁의 핵심이 왜곡되고 있다. 통합과 인원감축, 기구축소가 개혁논의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농협간 합병은 조합장들의 반발로 지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합병이 이루어져도 조합장 자리만 없어지고 직원수는 그대로이며, 경제사업의 혁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앙회는 시·군지부기능의 조합으로의 이관을 우려하여 시·군합병을 꺼리고 있다. 시·군단위합병은 날로 전문화되는 농업상황에 맞추어 조합직원의 10%만이라도 품목별 영농지원과 경제사업전문가로 육성하자는데 최대의목표가 있다. 지역축협의 사업을 축종별로 전문화하기 위하여 권역별로 합병하기로 한지난 98년 6월 “축협조합 경영개선대책”도 축협중앙회의 단순한 회원조합수 축소우려와 대다수 조합장들의 반발이 가세하여 꼬리를 감추고 말았다. 이처럼 조합원의 영농개선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조합 사업의 전문화를위한 합병은 좀처럼 진전되지 않은 채, 갑자기 4개 협동조합중앙회간 통합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중앙회 구조개혁의 핵심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라는 점이 지난 문민정부 시절 농어촌발전위원회의 오랜 논란 끝에 합의된 내용이다. 중앙회신용·경제사업의 분리문제는 신용사업에 종속되어 있는 경제사업을 독립시켜 회원조합 중심체제로 개편하는 과제와, 각 중앙회간 비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용사업를 하나로 통합하여 전문화시키는 과제가 담겨있을 뿐만아니라 1차 협동조합간 경쟁과 분열체제를 농정과 교육, 감독의 측면에서협력체제로 전환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문제로서 협동조합개혁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협동조합 구조개혁이 요원하며, 중앙회와 조합간, 각 협동조합간 갈등과 대립구조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 지난 4년간의 세월이 증명하고 있다. 또한 최근 금융여건이 매우 악화되면서 축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의 상호금융특별회계에 예치된 조합의 예치금 이자율이 조합의 예수금이자율보다 낮아 조합으로부터 거센 비판이 일고 있어 중앙회의 자금운용능력의 향상이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즉 지금처럼 안이한 신용사업구조로는 제1금융업무를 취급하고 있는 중앙회의 신용사업이 경제사업과 회원조합을 지원하기는커녕 동반부실화될 것이라는 점이 올해 중앙회 부실채권과 대손충당금 적립금 급증에서 드로나고 있다. 회원농협과 축협, 수협 상호금융의 지속적인 우산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금융업무의 통합을 통한 전문화는 시급한 과제이다. 협동조합은행 설립에 따른 일부의 우려에 대한 보완책은 이미 지난 94년 8월에 농림부가 발표한 협동조합 개편방향에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문제는 효과적인 실천만이 남아있다. 농업인에 대한 서비스기능 향상방안은 제시되지 않은 채 인력감축과 기구축소를 목표로 하는 무분별한 단순 통합은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경제사업은 생산과 가공, 산지유통의 전문화를 기하고 소비지유통의 통합체제를 갖출 수 있는 농업과 축산업, 수산업의 전문협동조합체제를 확립하고 금융사업은 하나로 통합하여 자금운용능력의 향상과 비용절감을 도모함으로써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당면한 협동조합개혁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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