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농어촌진흥공사(사장 문동신) 업무보고에서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던 김성훈 농림부 장관은 행사가 끝나갈 즈음 매우 강한 어조로 농진공의 인식전환을 거론했다. 김 장관은 2백20년전 다산 정약용 선생의 ‘농정소’에 나타난 ‘3농정신’을 상기했다. ‘농업·농촌을 살리는 길이란 대저 농업을 장사만큼 이익되게 하고, 농사일을 공장처럼 편리하게 해주며, 농민의 사회적 지위를 선비만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고 김 장관은 소개했다. 김 장관은 “농민이 살아야 농업이 살고, 농업인프라를 담당하는 농진공도 산다”고 강조하고 “모든 생각을 농민 편익 위주로 바꿔라”고 주문했다. 특히 감사에게는 “이에 반하는 불친절, 권위주의, 농민 등쳐먹는 사람,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은 가차없이 정리하라”고 했다. 또 “3개 기관 통합되려면 도덕성을 확보해야 하니까 (비리가 있다면) 몇십명이든 몇백명이든직위정지 시키고 검찰에 고발하라”고 톤을 추상같이 높였다. 김 장관은 “최근 농진공의 인사청탁이 가장 많은 것 같은데, 이것은 기강해이 아니면 그동안의 인사가 잘못됐거나 둘중 하나”라며 “만일 문제가있으면 상관도 문책하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나아가 문 사장에게 “그동안의 관행, 관례에 의한 불합리한 점을 당장 찾아내서 개선하되, 대신 과거는 불문하자”고 했다. 김 장관의 이런 비판을 접한 간부들의 안색은 무거웠다. “뼈를 깍는 개혁만이 우리가 살길인 것 같다”고 착잡해 하는 한 간부의 표정에서 개혁의아픔을 겪는 농진공의 현주소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이상길 기자 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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