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농자재값 폭등, 예기치 못한 난방비 추가부담, 규모화된 대형온실의 경영부실화, 시설원예 수출농가의 도산 등 엄청난 파장으로 다가온 시설원예사업이 새로운 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규모화·자동화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의 고품질농산물을 생산할 목적으로추진된 정부의 시설원예사업이 환율폭등과 IMF한파로 주변여건에 복잡한 변화를 초래한 것이다.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고품질생산의 목표는 농산물시장에서 제대로 차별화되지 못해 제값을 못했다. 유리온실에서 양액재배한 토마토도 토경재배한토마토보다 높은 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첨단시설 농산물이시설투자로 크기 등 품질이 고르게 생산된다는 것 뿐이다.시설의 기계화·자동화에 있어서는 정부의 정책사업으로 90년 2만5천8백85ha이던 시설원예면적이 95년 4만4천2백82ha로 71%나 늘어난 가운데 자동화온실 면적은 1천1백15ha로 증가했다. 특히 양액재배 면적은 전체 시설면적의 0.4% 수준인 1백68ha(6백여농가)를 차지하고 있다.그러나 자동화온실은 각종 농자재값의 인상과 난방비의 증가로 당초 쾌적한 작물생산공장으로서의 규격 농산물의 생산을 거두려는 목적과 달리 생산비 부담이 가중되는 한편 관련기술의 미흡과 관련시설의 현장적용에 부족한점이 나타나 아직 미정착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수출지향의 목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부 작물이 수출되고 있으나 수출에 실패할 경우 국내시장에도 판매하지 못하는 까닭에 도산한 영농법인까지 있다.이같은 결과는 90년대 초반 농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추진한 시설원예사업이 이제는 고환율, 고유가, 고물가를 극복해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로 전환된 것이다. 그동안 고비용으로 추진한 규모화·자동화의 방향을 저비용고효율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그렇다고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설기자재 하자처리제도가도입됨으로써 불법 이면계약을 방지할 수 있는 표준계약서가 만들어지고 부실업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공능력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시설원예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또 표준설계도가 마련돼 설계비용을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설계도 개발이 추진될 수 있게 됐다. 정책사업의 실패를 줄이기 위해 현장실사를 제도화하는 등 제도적 여건은 개선됐다.그럼에도 불구, 시설원예농가는 생산비를 감당하지 못해 허둥대고 있다.일부 난방시설을 연탄보일러로 교체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기 어렵다.우선 저투입농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자본집약적인 시설을 갖춰야 한다. 투자회수를 고려한 최소한의 시설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또 기존 개발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체계와 농사전문가를 양성화할 수 있는 컨설팅 프로그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김영하 기자>발행일 : 98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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