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오는 16일에는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며, 26일은 수협중앙회장 선거일이다. 최근 급변하는 여건 속에서 협동조합의 역할과 기능의 재정립이 절실히요구됨에 따라 협동조합 개혁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협동조합 개혁의 목소리는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역사적 요구임과 동시에 사회경제조직 모두가 작고 효율적인 조직을 지향하는 시대적 요구이다.이러한 점에서 이번 직선 3기 중앙회장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선거일이 한달여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직선 3기 중앙회장의 역할과 권한 및지도체제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구성원들의 열띤 논의와 합의도출을 최대의 장점으로 삼아야 할 협동조합에서토론문화의 부재가 오늘의 협동조합의 왜곡을 초래한 중요한 요인이었다는점에서 “중앙회장 선거에 대한 전 조합원의 토론”을 공식 제기하고자 한다. 협동조합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필자의 이러한 제기가 농어업분야의 모든 조직과 주체들의 “제자리 찾기”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21세기를 맞이하여야 할 이번 중앙회장 선거는 그동안의 선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객관적 여건과 주체적 상황이 협동조합에게 질적으로 다른 시대적 역할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첫째, 민주주의를 누르고 경제성장을 추구해온 개발독재시대의 협동조합은중앙정부의 정책대행기관 또는 보조기관의 성격이 지배적이었으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오늘에 있어서 협동조합은 농어민의 자주적이고 효율적인 협동조합으로 전면 전환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에직면해 있다. 두차례에 걸친 법 개정으로 형식상의 민주화는 이룩되었으나실질에 있어서 “조합원에 의한 협동조합”의 구축은 절실한 과제가 아닐수 없다. “중앙회가 누구의 것이요”라고 묻는다면 “조합과 조합원이 책임지고 나갈 우리의 것”이라고 말할 조합장과 조합원이 과연 몇이나 될까?앞으로 조합원을 붙들지 않고서는 협동조합은 기댈 곳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회장선거에서 우선 무엇보다도 대표성을 바로 정립해야 한다. 대표성 즉, 주인을 바로 정립해야 정부를 비롯한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이러한 관점에 입각해보면 작년 5월에 치뤄진 축협중앙회장 선거결과나 앞으로 치뤄질 회장 선거의 움직임은 매우 우려되는 대목이 크다. 우리는 지난 농어촌발전위원회의 보고와 법개정에서 중앙회의 대표기능과 경영기능의분리를 전제로 하여 대표기능은 조합원에게 부여하고, 경영기능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되 이를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회장부터 실질적으로 시행하도록하였다. 그러므로 직선 3기 회장의 역할과 권한은 이전과 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직선 2기 회장은 재임기간 중 3기 선거에서 조합원출신후보가 회장에 취임하게 되었을 때 실제적인 직무 권한과 분장내용은 무엇이며, 전문경영인인 부회장 및 부회장보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될 수 있는지에 대한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어야 함에도 아직까지도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어느 인물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의 문제로서 협동조합의 정통성확립과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최고경영관리구조의 확립문제이다. 더 나아가조합과 중앙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 주체의 권한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틀을 만드는 시발점이다.다음으로 이번 선거에서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할 점은 심각하게 진행되고있는 경영악화문제이다. 경제전반이 구조조정기를 겪고 있는 지금 협동조합도 물적담보금융과 관치금융하에 예대마진이 보장되고 정책대행수수료가 보장되는 시대가 퇴조하고 있다.협동조합의 사업과 경영전략이 총체적으로 재수립되지 않으면 다가올 위기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낼 후보들은 조합과 중앙회의 새로운 사업전략과 이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과 경영관리구조의 개혁방안을 뚜렷이 제시하여야 할 것이며, 조합장, 조합원 및 농민단체에서도 이에 대한 깊은 천착이 있어야 할 것이다.과거의 틀과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것이 사회저변에 깊히 흐르고 있다는 점을 이번 선거에 임하는 임직원들은 깊히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선거일이얼마남지 않았지만 앞을 내다보고 농협의 대표성과 정통성을 바로 세운다는원칙과 능력있는 인물을 선택하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 것인지에 대하여 총체적 지혜를 시급히 모아야 할 때이다.발행일 : 98년 3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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