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동양최대 규모라는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이 개장이래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가 여지없이 이곳에도 영향을미쳐 도매법인은 물론 중도매인, 심지어 산지수집상들까지 불황의 늪에서좀체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즉 농수산물 소비가 격감, 반입물량 감소에도 경락값이 떨어지는 현상이발생하면서 IMF한파이후인 올 1~2월 도매법인들의 영업실적이 지난해 동기보다 20%가까이 줄어드는가 하면 분산기능을 담당하는 중도매인들도 판매부진은 물론 특히 미도파,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부도여파로 미수금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영업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 도매법인들의 미수금증가로까지 이어져 경영압박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지수집상역시 소비부진에 따른 농산물값 하락으로 개인별로 억단위의 손해를 보면서전체가 1천8백억~2천억원까지 적자를 보고 있다고 이들 단체는 주장하고 있다.그렇지 않아도 WTO체제 출범에 따른 유통시장 개방으로 까르푸, 마크로 등외국의 유수 유통기업들이 국내에 침투, 농수산물 유통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특히 신정부 들어 농수축임협 등 생산자단체를 통한 농산물 직거래가 강조되면서 도매시장의 입지가 날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마침 농림부는 19일 농산물유통개혁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유통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유통개혁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주장코자 하는 것은 외부의 압력에 의한 개혁보다각 유통주체들이 하루빨리 적극적 개혁의지를 갖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어물어물 하다간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도매시장무용론이 힘을 얻어 가락시장이 존폐의 위기로 까지 몰릴 수 있는 상황이기때문이다.따라서 가락시장의 각 유통주체들은 기득권을 버리고 원점에서 각자의 기능을 재검토해야 한다. 도매법인은 도매법인대로 중도매인은 중도매인대로각자의 고유기능인 수집과 분산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왔는가를 재검토해야하고 경영개선 대책을 비롯한 시장규모에 걸맞지 않는 법인수 과다 문제나중도매인의 불법거래 문제 등도 자체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특히 이 과정에서 서울시의 시녀라고까지 비판받는데도 권한이 없다고 발뺌하는 관리공사의 기능과 역할도 재검토돼야 할 것이다. 개장초기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온 법인과의 ‘옥상옥’이라는 비판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농안법에 의거 관리업무에 총력을 기울이기보다 수익극대화에 집착하면서 기구만 비대시켜 왔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따라서 관리공사는 공공성과 공익성에 입각, 경영합리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어떻든 도매시장은 앞으로 계속 존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농수산물 유통개선의 중심에 서야 한다. 이직까지는 많은 농축수산물이 이곳 도매시장을 경유하고 있으며 특히 도매시장은 농축수산물 가격형성의 선도적 역할을수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발행일 : 98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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