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5.5% 인상, 7백70만석 수매로 최종 결론이 난 98년 추곡수매계획은 3차례의 산고를 거쳤다. 지난해 11월 4일 정부는 수매가 동결안(수매량 8백10만석)을 정기국회에 제출했으나 여야는 동결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임위 심의 자체를 거부, 사상 처음 추곡수매안 처리를 해를 넘기는 기록을 남겼다.두 번째 고비는 추경예산안 처리와 정부조직법 개정을 위해 2월 13일 소집된 1백88회 임시국회. 여야가 입장이 바뀌어 국회가 열렸으나, 추경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상임위 상정도 되지 못한 채 이번 임시국회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이번 임시국회 상임위에서 추곡수매가안이 통과되기까지 정부와 여야간에긴박한 신경전이 전개됐다. 농림해양수산위는 당초 20일 추경안과 수매가안을 모두 처리한다는 일정을 잡고 있었으나 21일 상임위를 다시 열어 최종결론을 내리는 진통을 겪었다.18일 상임위에서 도마에 처음 오른 수매안은 수매가 동결에 8백10만석 수매. 이에 대해 야당은 IMF로 인한 농가부담 가중과 추곡수매가 인상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김대중 대통령의 약속을 이유로 ‘동결안 절대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여권도 침묵으로 야권의 주장에 동조했다. 특히 국민회의측은 정부가 동결안을 제안하면 여야가 합의수정안을 내기로 사전 합의가 됐음을 밝히고 사전협의대로 의사진행을 하는 쪽으로 논의를 유도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수매가인상은 기정사실화된 채 인상폭만이 쟁점으로 남는분위기가 전개됐다.결국 20일 9% 이상 인상을 주장하던 야권과의 협의가 무산되자 정부는 IMF로 인한 자재비 상승 등을 감안한 쌀생산비 증가율(전망치)인 4.2% 인상안을 수정안으로 제출키로 했고, 21일 여야는 이를 받아 다시 5.5% 인상으로최종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정부는 수매안이나 추경안 모두 과거 정부에 의해 제출된 그대로를 상임위에 제안했다. 정부는 동결안을 내더라도 여야가 이를 수정해주면 상임위 결정을 토대로 타부처와의 협의를 벌여나가겠다는 것이 당초 구상.○…여권인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입지가 바뀌었으나 어느 정도의 인상이불가피하다는 입장에서 심의에 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도 3% 인상안을 잠정적인 타협안으로 마련했던 국민회의 측은 야권과의 협상카드로 3%를 제시하고 야권몫을 2% 정도 인정, 5% 인상까지는 물러설 수 있다는 전략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18일 상임위중 김영진의원이 여야간 5%선에서 타협을 보기로 사전협의를 했다는 내용을 발설, 내부 전략을 노출시킴으로써 한 때 대야협상전략에 혼선이 빚어졌었다는 후문이다.○…여당에서 야당으로 입지가 바뀐 한나라당은 16일 상임위 소속 의원회의를 통해 최소한 5% 이상 인상을 관철시킨다는 내부결의를 다지는 등 강경한 입장에서 출발, 신정부가 올해 물가 억제목표치로 제시한 9%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쪽으로 논의를 집중시켰다. 누구보다 농업과 농민에 애정을 갖고 있다는 김대중 정부가 추경안에서 중소기업이나 퇴직근로자에게는 엄청난 지원을 하면서도 추곡수매가를 동결하겠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점을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권사홍 기자>발행일 : 98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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