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98년도 추경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직전까지 김성훈 장관을비롯한 농림부 공무원들은 한 순간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대한 촉각을 거두지 않았다. 하루 2∼3시간 자는 것이 고작일 만큼 예결위 심의에 대응하고 의원들에게 로비를 벌였다. 바로 농업정책자금 금리를 인상하는 문제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결과는 정책자금 금리 1.5% 인상. 8.5%로 올라야 할 것을 6.5%로 묶어놓은것이다. 농업인들에게는 불만의 여지는 있겠으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이 농림부 내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장관을 비롯, 농림부에 적을 두고 있는 3천5백36명(조직개편 반영)의 공무원들은 농업발전과 농업인의 이익을 위해 가장 선봉에서 뛰고 있는 농업인의 일꾼들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농정의 방향과 구체적 내용을 검토하고 결정하며 집행해 나가는 실질적인 농정의 핵심주체들이다. 농림부 공무원들은정부의 다른 어느 부처 공무원과는 달리 농업에 대한 애정과 확고한 농업관, 이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러나 이러한 농림부 공무원들의 노력과 의지가 언제나 농업인들로부터평가받고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정책결정 과정에 농업인들의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고 농업인들의 요구가 반영되지 못한다는 농업인들의 강한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관료주의와 권위주의, 무사안일주의, 무소신·무능력 등 공무원들에게 붙는 대부분의 부정적 이미지에서도자유롭지 못한 것도 그 요인이다.이러한 것들이 농림부 공무원들의 사기가 꺾이게 되는 요인의 하나. 특히지방자치단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나, 생산자단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 농업인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한 문제 등을 불문하고 최종적으로 농림부가 책임지고 비난의 화살을 맞아야 하는 풍토가 이를 증폭시키고 있다.이와 관련 “농림부 장관으로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부문이 10%밖에안된다”는 김성훈 장관의 하소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농림부가 아무리농업인들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해도 재정경제부 등 예산부처, 건설교통부등 다른 부처의 벽을 뛰어넘기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농림부 공무원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게 되는 더 큰 요인은 정권교체를계기로 그동안의 농정이 실패한 농정이고 농정실패의 장본인으로 바로 자신들이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대중 정부의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 기용된김성훈 장관은 취임후 곧바로 농정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켜 농정개혁에 착수했다. 농림부 공원원들로서는 자신들이 해온 작업이 수술대에 오르게 되는것이다.이와 관련 초기에는 반발이 있었던 것도 사실.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장관이 주장하는 가족농 정책, 환경친화적이고 국내부존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농업, 품질과 안전성 그리고 마케팅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정책 등이 정확히 어떤 뜻이고 어떤 방식으로 정책프로그램화돼야 하는가”를 이해하려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분위기다.김성훈 농림부장관은 개혁과 관련 “지시에 의해 이루어지는 개혁은 결코개혁이 아니라고 본다. 농림부 공직자들이 진정으로 승복하고 이해하여 정책을 바꾸어가도록 개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김 장관이 농림부 공무원들을 실질적인 개혁의 한 주체로 인정하고장관 혼자서가 아니라 농림부 공무원과 함께 개혁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로해석된다.또한 농정개혁이 한편으로는 농정의 각 주체인 정부와 농민, 소비자가 각각 제자리를 찾도록 하는 작업으로서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농림부 공무원들이 노력한 만큼 농업인들에게 대접받고 인정받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농정개혁의 중요한 축이라는 점이다.발행일 : 98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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