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최근 경기도는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위해 도비와 시볶 1백63억원을 별도출원하여 연3%로 경영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또한 농업분야에 산·학·연 자율의 협동 토론장을 열어 지역농정에 대한 여론을수렴하고 실천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일 경기농정포럼을 설립키로 하고 포럼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다.이는 지역농업개발과 농업인의 요구를 수렴한 자치농정 구현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그런데 이같은 사업이 만들어진 것은 중앙정부의 지시가 아니었다. 지역농정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지역농업발전과 농업인의 요구를 수렴할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헌신적인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농정포럼의 경우 농산유통과장이 안을 내고 농정국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들이 지사와 의원들을 설득하고 담당계장이 실무을 책임지면서 가능했다.또 3천억원 이상의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1백63억원의 별도기금을 출원하여 연리 3%의 농가경영자금을 지원케 한것도 허모 계장의 각고의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허 계장은 밤잠을 설치며 지원필요성에 대한 근거자료를 만들고 정말 어렵게 집행부 고위관계자와 의회의원들을 설득했다.이같은 사업을 성사시킨 공무원들을 보면 지역농업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경기도 농산유통과에는 고시출신의 젊은 계장이 4명이나 포진했다. 이는 지방농정을 추진함에 있어 능력과 마인드를 갖춘 공무원의 중요성을 인식한 도의 인사로 풀이된다.또 강원도 홍천군과 횡성군이 공동으로 농업관광학습지구 조성에 나서고있는 것이나 춘천시가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환경농업을 실천하는 것 등은 지역농정의 좋은 사례다.또한 충남도가 영농조합법인의 건전경영유도를 위한 컨설팅 사업을 한 것이나 공주시가 지역농업발전기금을 설치하고 지역농민들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 등은 눈여겨볼만하다.그러나 이같은 몇 가지 사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지방자치농정은 미약하기 그지 없다.이는 중앙정부의 권한 집중과 지방의 자율성 제약이라는 구조적인 요인에기인하는 바가 크다.사업과 예산에 관한 권한이 중앙에 집중되고 지역은 단순히 집행만 하는구조에서 이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또한 빈약한 지방재정은 지역특색사업을 하는데 제약요소가 되고 있다. 농림부의 투융자사업에 필요한 지방비 부담도 힘겨운 판에 자체투자사업은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농업투·융자사업에 순수 지방비 사업은 3~5%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수십년간 지속해온 중앙집권적인정치, 행정구조속에서 일천한 자치경험은 지역농정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주고 있다.이와함께 단기간에 농업구조개선사업을 하면서 공무원 한사람이 수백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몇가지 사업들을 책임지는 과중한 업무부담 또한 제약 요소가 되고 있다. 현장에 나가 농민의 요구를 수렴하고 사업을 분석평가한 후 새로운 개선방향을 찾고 아이디어를 내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이같은 구조적인 제약 요소와 함께 담당공무원들의 의식과 행태 또한 지역농업발전을 이루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다.아직도 중앙의존적인 사업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중앙에서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나 대농민 서비스행정보다는 아직도 관료적 행정을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행태, 새로운 사업과 아이디어를 찾기위해 발로 뛰기보다는 책상에 앉아 지시하는 것 등이 현실이다.그러나 이런 제약 조건들속에서도 지방농업의 발전과 농민의 요구수렴을위해 뛰면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공무원들이 지방농정의 새로운 모범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구조적인 제약요인에 의해 자치농정 실현에 어려움이 많더라도 그속에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앞의 사례들처럼 가능한 사업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다른게 보인다는 말처럼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조재상·백종운 기자>발행일 : 98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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