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독일의 농업회의소는 농업과 경제정책에 관한 제도적 농정활동, 이익도모사업과 함께 정부의 사업을 대행하는 ‘반민반관’의 조직이다. 농업회의소는 상공회의소나 수공업자회의소와 같이 농업과 농민직업활동에 대한 이익대변활동과 농민에 대한 컨설팅사업을 한다. 이러한 성격은 19세기 유럽농민단체의 역사적 생성과정에서 주어진 것이다.“당시 미국, 러시아에서 곡물이 마구잡이로 유입돼 유럽농업이 힘들었던시기였습니다.” 독일농업회의소연합회의 ‘바그너’ 사무총장은 독일 농업회의소는 이런 역사적 배경 아래서 농업·농민을 보호하기 위한 민주적 자치조직으로 설립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는 산업혁명 이후 비교우위론에 따라 영국에서 곡물법이 폐지되고 식량을 해외에 의존하던 시기이기도 하다.법에 의해 설립된 농업회의소의 효시는 1849년 브레멘 농업회의소. 농업회의소는 이전의 상공회의소를 모델로 만들어졌고, 1880~90년대에 집중적으로설립됐다고 한다. 1933~45년에는 나찌즘에 의해 활동이 중단됐다가 1948년다시 생겨났다는 것.독일농업회의소의 계통조직은 주단위의 지방자치와 맞물린 3단계 조직이다. 중앙에는 농업회의소들의 연합기구인 ‘농업회의소연합회(VLeV)’가 있고 11개 주마다 ‘주농업회의소’가 있다. 주농업회의소는 주정부법에 따라설립되고, 당초 10개 였다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지역을 대표하는 곳이하나 더 설립돼 현재는 11개가 있다. 군단위에는 2백10개의 농업회의소 지소가 있다.독일 농업회의소의 골간은 주농업회의소이며, 주농업회의소는 본 소재 라인주회의소와 뮌스터 소재 베스트팔렌주회의소만 해도 종사자가 각각 9백여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직원들은 주농업회의소 본부에 1/3, 농업기술·원예·경종작물연구소 등 각종 연구소와 실험실·건강상담실 등에 1/3정도가 근무하고, 나머지 1/3은 지역별로 근무하면서 농업교육(지도사업)에투입된다. 농업직업전문학교 8개도 이들 주회의소가 운영하는데, 비용은 전액 국가가 제공한다.농민들은 농업회의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된다. 주농업회의소 의무가입자는 주업이 농업인 사람과 영농종사자, 그리고 농업부문 종사자 및 그 가족이다.주농업회의소의 재정은 농민들의 회비와 주정부보조금, 서비스 수수료(상담료) 등으로 충당하는데, 회비는 농지규모 등에 따라 결정된다. 회비는 ha당 20마르크 정도이다. 어민의 경우 노동인력수에 따라서 내게 된다. 회의소가 영농상담을 해주고 1시간에 1백16마르크를 받는 상담료도 주요 재원이다. 재정부담비율은 1/4은 회비, 1/4은 토양검사 등 각종 수수료, 나머지는주정부 보조라고 한다. 라인주농업회의소의 경우 연간 재정은 1억4천만마르크 정도이다.주농업회의소의 최고기구인 총회(대의원회)는 농민들에 의해 각 군지역에서 선출된 의원과 직종별 회원대표 의원으로 구성된다. 농업회의소에 따라조금씩 다르나, 정족수의 2/3는 농민대표이고 1/3은 농관련실무자대표이다.예를 들어 농민이 2만5천명이고 실무자가 2천명인 회의소의 총회는 44명이농민대표, 22명이 실무자대표, 나머지 12명은 소수를 보호하기 위해 교수·부인회·어민·청소년연맹 등에서 나온다. 총회는 회장과 사무총장(소장)을뽑는다. 주농업회의소 업무내용은 일반행정, 직업(농업)교육, 농업경영과유통사업, 농촌여성, 농업경작, 원예, 축산(사료급여 포함), 임업, 과수 등전분야를 포괄한다.중앙의 농업회의소연합회는 대의제이며, 농민인 주농업회의소 회장과 그회의소에서 총회에서 뽑은 실무대표로 구성된다. 농업회의소연합회 총회의2/3는 농민, 1/3은 농업관련 실무자대표라고 보면 된다. 농업기술 엘리트조직인 독일전업농협회(DLG)에서도 농업회의소연합회 총회에 2명을 보낸다.물론 농업회의소연합회와 주농업회의소 회장은 농민이다.독일의 농민단체는 농업회의소연합회(VLeV), 협동조합연합회(DGRV), 전업농협회(DLG)와 농민연맹연합회(DBV) 등 4대 조직이 있다. 이들 조직은 다시‘전국농민단체연맹’에 가입하고 있는데, 이는 협의·조정기구 수준이다.독일농가들 대부분은 농업회의소와 농민연맹(DBV)에 가입하고 있으며, 농업회의소가 지도기능에 주력한다면 농정활동과 직업정책, 가격교섭 등 대중운동은 농민연맹이 주도하는 식으로 역할분담이 돼 있다. <끝><이상길 기자>발행일 : 98년 4월 23일
이상길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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