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쌀 주산지역의 경우 축산지역이나 시설원예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채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다. 우선 농기계구입이 빚을 지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지만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건조기 등 기본을 갖추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축산이나 시설원예의 투자비에 비해 평균적으로도 적고, 수십억원 단위의 대규모투자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쌀소득의 경우 수익률은 낮은 대신 소득이 안정적이어서 경영실패 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최소화할 수 있고 과도한 투자를 억제하는 요인이 되고있는 점도 부채문제의 심각도를 줄이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쌀농사의 경우 IMF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을 가장 적게 받은 점도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농가부채중 많은 부분이 도시자녀의 사업자금으로 지원돼 있어 IMF로 인한 사업부도 여파가 서서히 농가의 상환부담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농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기도 평택군 안중농협 오성지소를 통해 대출된 정책자금과 일반대출금은농가당 평균 1천4백49만원. 시설원예가 집중된 충남 부여군 세도지역의 평균대출금이 2천5백65인 것에 비하면 투자규모가 56%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알 수 있다.
또한 주요 4개 기종 모두를 구비하는데 들어가는 농가부담도 약 5천만원선이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트랙터(48마력) 2천6백만원, 이앙기(6조 승강식) 1천만원, 콤바인(4조식) 2천만원, 건조기(4백20석 용량) 5백만원 등 6천1백만원이 소요되고 20% 보조(98년 이후)를 빼면 약 4천8백80만원이 농가부담이 된다.
오성지소 관계자는 이같은 기계를 갖춘 농업인의 경우 자기농사 뿐만 아니라 농작업 대행 등을 통해 내구연한내 대출금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성지역의 경우 쌀농사여건이 좋고 면적도 넓어 농기계를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트랙터, 이앙기, 콤바인, 건조기를 갖추고 팽성읍에서 자기땅 1만5천평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는 박상복씨의 경우. 1만5천평에서의 쌀조수익은 4천2백만원(평균단수 수준) 정도. 농작업대행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편이어서6백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
반면 유류대, 종자대, 비료·농약 등 비용이 6백만원 정도 소요되고 있다.약 5천만원에 이르는 농기계구입대출금의 이자 약3백50만원(6.5% 적용), 상환금으로 약9백만원을 포함시키면 경영비가 1천8백~1천9백만원에 이른다.남는 소득은 약 2천9백만~3천만원 정도. 농기계를 모두 갖추고 1만5천평 쌀농사를 지을 경우 약 3천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린다는 오성지소 대출계 직원의 설명과도 일치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명환 박사에 따르면 쌀농사의 평균경영비 비율(자가인건비 제외)은 조수익의 1/3정도로 이 기준에 따르면 박씨의 경우 경영비비율이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결국 농기계효율이 떨어진다는 것. 농작업대행을 더 하거나 경영규모를 더 늘려야 효율을 최대로 높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결국 쌀농사의 경우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춘다면 농기계구입을 위해 지게되는 부채를 상환하는데는 현재로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것이다. 또한 소규모 영농을 하는 농가는 대부분 고가의 농기계를 구입하지 않고 농작업을 위탁하는데다, 가능하면 빚을 지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해 부채문제가 발생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IMF로 인해 도시로 나갔던 자녀들의 귀농이 확대될 경우, 토지에의존하는 쌀농사 지역의 경우 농지는 한정되고 농사지으려는 사람은 많아져투자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규모화를 이루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한정된 농지에서 여러사람이 먹고 살아야하기 때문에 생활고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농어민신문webmaster@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