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농림부가 영산강 4단계 간척사업계획을 포기키로 한 것은 그동안 개발일변도로 추진해온 대규모 간척사업의 일대 방향전환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의미를 갖는다.농림부는 농업용 대규모 간척사업을 앞으로는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사업에 대해서도 친환경적으로 이용토록 활용계획을 변경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친환경적 이용이란 기존의 매립 위주의 개발방식에서 녹지 및 습지를 생태적으로 보전하고 마을조성과 주택도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하고오·폐수의 완전정화 등을 통해 친환경적 주거지로 개발하며, 농업생산에있어서도 친환경보전형 농업을 추구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간척방식도친환경적 공법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환경친화적 방식에 의해 개발된 곳이 충남 당진의 대호환경농업시범지구다.이같은 결단의 배경에는 우선 IMF로 인한 경제침체와 재정여건하에서는 수조원에 달하는 개발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는 길이 막막하다는 것이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영산강4단계 개발사업에는 약 4조원 이상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농림부는 분석하고 있다. 당장의 농업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예산확보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한 번 시작하면 장기간 발목이 잡혀야 하는 대규모 간척사업에 착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간척사업이 갖는 개발이익적 측면 뿐만 아니라 간척사업으로 인해 사라지게 되는 갯벌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재인식,주변 자연환경 파괴에 따른 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환경적 관점에서간척사업을 바라보게 된 가치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간척사업에 대한 문제제기가 지속돼 왔고, 해당지역의 농업인이나 어민들의 여론도 개발보다는 보전을 요구하는 쪽이 훨씬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특히 갯벌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로서 생물종의 다양성이 높기 때문에 식량, 의학 등에 이용될 수 있는 유전자원의 보고이며, 자연의 신장으로서 오염정화기능을 하는 등 환경·생태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경제적으로도 갯벌로 그대로 두는 편이 간척을 통해 농지로 활용하는것보다 3.5배 높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특히 선진국에서도 환경보전사업으로 제방을 허물어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는 ‘역간척’이 일반적 조류로 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농림부가 신규 대규모간척사업의 중단, 기존 간척지의 친환경적 개발 방침을 굳힘으로써 그동안 새만금간척지나 김포매립지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타용도 전용문제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농림부의 사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친환경적 활용을 강조한 상황에서 농업용 이용보다 훨씬 급속한환경오염을 가져올 산업단지나 위락단지로의 개발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림부는 이같은 방침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새만금간척지 이용방향을 놓고 농림부와 첨예한 입장차이를 보였던 유종근 지사와의 관계 악화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신경을 썼던 것으로 전해진다.이와 함께 대규모간척사업 중단이 구체화됨으로써 간척사업을 담당해오던관련기관은 더욱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농어촌진흥공사와농지개량조합, 농조연합회 등의 통폐합 방침이 결정된 상태지만, 간척사업중단조치로 인해 구조조정과 통폐합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권사홍 기자>발행일 : 98년 7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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