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노한 농민들 ‘서울로’농민들이 전국 동시다발 쌀싸움에 이어 대규모 서울집회를 예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사진설명: 군산지역 농민 100여명이 쌀값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 뒤 볏가마와 상여를 세우고 있다. 2001/11/5>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박홍수)는 21일 서울에서 농민 3만여명이 참가하는 ‘쌀포기정권 규탄 및 반농민적 농협중앙회 개혁을 위한 100만 농민 총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농연은 이날 대회에서 정대근 농협중앙회장 퇴진, 중앙회 출자금 반환, 농협 시군지부 예금 회수 등을 요구한다. 한농연은 대회 전까지 전국 농협 도·시·군지부를 상대로 상환기간이 연말로 끝나는 농업자금을 쌀로 갚는 ‘릴레이 현물상환운동’을 벌인다. 이 동안 농협 자체수매가 5만7760원 보장, 논농업직불금 인상, 계절진폭 8% 보장 등도 줄기차게 요구할 계획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정광훈)은 1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농민 7만여명이 모이는 ‘쌀생산비 보장, WTO쌀수입 반대 전국 농민대회’를 연다. 전농은 이날 집회를 일선농협 조합장들과 함께 치른다는 계획이며 △농협 추가매입 400만석 정부수매가로 수매 △한·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중단 △300만석 이상 대북지원을 촉구한다. 서울대회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지역 쌀싸움도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전농 회원 농민 50여명은 5일 아침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쌀생산비 보장, WTO쌀수입반대 등을 촉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농민들은 미리 준비한 벼 100가마를 정문 앞에 쌓은 뒤, 10여가마를 뜯어 흩뿌리며 뒤늦게 도착한 경찰과 격렬하게 맞서다 모두 연행됐다. 한농연충북도연합회는 6일 ‘쌀값보장 및 식량자급 사수를 위한 충북총궐기대회’를 도 가운데 가장 먼저 열었고, 충남 예산·홍성군연합회 5·7일 잇따라 군대회를 마쳤다. 한농연경북도연합회는 지난달 중순께 시작한 정대근 회장 퇴진서명운동을 6일 마치면서 모두 4000여명이 퇴진에 찬성했다고 밝혔으며, 이날 현물상환운동에 돌입했다. 전북 군산시에서도 5일 쌀값보장 농민대회가 열렸으며, 순창·정읍·부안 등에선 민주당사와 군청·농협을 상대로 한 볏가마 야적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경북 안동, 전남 영광, 충남 천안, 충북 진천 등에선 벼 야적투쟁이 일주일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쥔 쪽은 “농협 자체수매 기준값을 정하기 위해 실무적인 얘기가 오가고 있다”(농림부)거나, “정부가 윤곽을 잡아줘야 한다”(농협)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부분 농민들이 8일께 정부나 농협 쪽에서 농협 자체수매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최근 대의원대회에서 쌀값 기준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일선 농협 조합장들도 8일까지 말미를 준 상태다. 정부와 농협의 ‘결단’이 없는 한 농민들의 투지는 조금도 꺾이지 않을 태세다. 양민철·이영재·배영환 기자
양민철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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