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5당3락. 5천만원을 쓰면 당선되고 3천만원을 쓰면 떨어진다는 얘기다.과거 국회의원 선거판에서나 떠돌았던 이런 류의 소문이 최근 협동조합장선거판에서도 들려오고 있다.동리별 척사대회나 술자리에서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들이 부르면 안갈수가없기에 인사차 내놓아야되는 돈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동리별 주요 인사에게 명절때 쇠고기 몇근과 술한두병 정도는 선물해야 한다는 소문이다. 그나마 이런식으로 쓰는 돈은 애교정도에 속한다. 돈을 쓰는 방법도지능적이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선거관리위원이나 다른 출마자들이 알아내기란 여간 어렵지가 않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수면아래서 이뤄지는 탓인지 소문만 무성할 뿐 증거조차 잡기 어렵다.모 농협 조합원은 지난해 추석명절때 현직 조합장으로부터 쇠고기와 술 한병을 선물받았다고 한다. 명분은 명절인사였다. 비록 조합장과는 오랜 친분으로 설명절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사이였고 선거도 많이 남아 있었지만 선거를 생각하며 여러가지 생각을 했단다.강원도 한 축협조합장은 당선되고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조치돼 현재 경찰에 입건되는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고발내용은 상대후보측을 다방으로 불러 선거운동자금으로 3백만원을 썼다는 자술서를 받아 이를 선거운동에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경찰의 조사가 끝이나야 시시비비가 가려지겠지만 어쟀든 최근 일어나고 있는 협동조합 선거의 한 단면을 보는 느낌이다.이처럼 선거와 관련, 금권선거설이 끊임없이 나도는 것에 대해 협동조합관계자들은 현행 선거관련 규정의 맹점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조합장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는 주장이다. 현행규정에는 임원이 되고자하는자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거일 공고일부터 선거일까지 조합원을 호별로 방문하거나 특정장소에 모이게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이들에 따르면 합동연설회와 소형인쇄물 배부, 벽보부착 등을 하도록 되어있지만 현재의 농촌 현실상 농번기 등을 이유로 합동연설회를 잘 안한다는것이다. 따라서 현직 조합장외 출마자는 선거공보물만 가지고는 자기의 능력이나 조합경영관, 농업철학을 유권자에게 알릴 수 없다는 것이다. 바로이점이 물밑에서 돈을 쓸 수밖에 없는 주요인이라고 관계자들은 보고있다.반면 현직 조합장은 선거공고일전 이미 조합 결산보고 형식으로 각 부락을돌며 사랑방 좌담회를 열어 각 조합원을 만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결산총회 기념품이란 이름으로 식용유등 약간의 생필품도 전해진다. 이를 두고 다른 후보자들은 재선을 노린 조합장이 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조합의 이름을 내세운 기념품까지 제공하며 조합원 모두를 만나는 합법적인 금권선거 행위라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법상 선고공고일 전이고 결산보고 형식을 빈것이기에 하자는 없다는 것이다.선거법의 지나친 제한은 기득권을 갖고 있는 조합장에게 대체로 유리하게작용하고 있는 반면 이를 누릴 수 없는 새로운 출마자는 자칫 불법운동으로재단 당하기 십상이다.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강원도 화천군 모 농협의 경우 젊은 유권자들이 출마자 4명을 모두 불러 정견발표와 함께 마치 관훈토론을 연상케하는질의 응답시간을 갖고 후보자의 자질을 평가는 곳도 있었다고 한다. 또 충남 홍성군의 모 농협처럼 역시 젊은 유권자를 중심으로 부락단위 공명선거감시단을 구성해 부정선거를 철저히 막는등 귀감이 되는 곳도 있다.강원 북부지역의 한 조합 이사는 이와관련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정말 사심이 없고 조합원을 위해 봉사하며 조합경영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조합장에 당선돼야 한다”며 “조합원이 새로운 인물에 대해 제대로 알수있고 기회균등의 원칙에서도 합동연설회를 반드시 하거나 간담회 등을 할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만 부정선거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신상돈 기자>발행일 : 97년 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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