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쟁점 1 - 신용사업 치중>농협이 신용사업에 치중한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날 의원들의 지적은 유난히 전문적이고 날카로웠다.특히 이우재 의원은 신용사업이 경제사업을 상대로 고율의 이자를 받아 수익을 늘리고 있는 점을 포착, ‘신용사업에서 벌어 경제사업을 돕는다’는농협논리의 비밀을 벗겨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신용사업은 1천2백25억원의 흑자가 난 반면 경제사업은 오히려 1천36억원의 적자가 나도록 회계정리했다”며 “이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간의 내부거래시 고율의 이자를 받는등 회계처리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농협 신용사업이 경제사업을 상대로 내부거래하면서 12.5%의 고율이자를 받아왔고, 이 때문에 경제사업이 지난해 9천7백16억원을 빌려 4백46억원이나 되는 이자를지급했다고 적시했다. 원 회장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에 동감한다”며 “점차 독립회계로 나눠 분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이에 앞서 주진우 의원은 아예 ‘농협 개혁만이 한국농업의 살길이다’는제하의 정책제안보고서까지 발표, 농협이 아직도 신용사업에 치중하고 있다면서 농협이 제2의 개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주 의원은 지난해 농협중앙회 사업규모는 경제사업이 7조2백96억원으로 전체 사업량의 20%에 불과하고, 사업총이익에서도 6백58억원으로 전체 1조1천7백39억원의 5.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쟁점 2 - 출하장려금>도매시장법인 또는 농협공판장 등에서 농산물의 출하를 유도하기 위해 출하자에게 거래금액에 따라 지급하는 0.75~1% 수준의 출하장려금을 중간에서농협이 챙기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이완구 의원은 “95년의 경우 전국의 도매시장으로부터 농협에 입금된 1백81억원의 출하장려금 가운데 77억원만 출하자인 농민에게 지급되고 1백10억원은 지급되지 않았고 96년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며 “출하대금의 성격을 띤 장려금을 농협이 기준도 없이 농민도 모르는 사이에 공제하는 근거는 무었이냐”고 따졌다. 특히 이의원이 계속 일문일답식으로 따져나가자원 회장은 “기본적으로 농민들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조합이 서비스 수수료를 징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원 회장은 “이 문제는 지적해준 대로 분명하게 농민들하고 상의해서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윤한도 의원은 “출하장려금은 실제로 일부 수집상들이 수혜를 받는 경우가 있고, 조합과 조합원간의 갈등요인이 된다”며 “출하장려금을 폐지하는대신 상장수수료를 인하, 출하농민에게 직접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김기춘=거제시 지역농협들은 관내 RPC가 민간운영업체라는 이유로 이곳에서 생산한 쌀은 외면한채 외지농협에서 쌀을 구입해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허남훈=농협은 농협유통 등 5개 자회사외에도 안산도시개발, 한국증권금융, 전북무역, 전남무역 등 모두 8개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방대한 기구를 운영하고 있는데 문어발식으로 여기저기 출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 농협은 시군지부 및 지역농협이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개최하거나 직접 주관하는 행사 등으로 막대한 경비를 지출하고 있는데, 이것이옳은 방향인가.▲주진우=농협신용사업의 생산성은 1인당 총수신이 시중은행 평균 수신액의 65.4%, 점포당 총수신이 58.5%, 1인당 업무이익도 75.5%에 불과할 만큼취약하다. 이제까지는 신용사업에서 돈을 벌어 경제·지도사업을 지탱해 왔지만 금융자율화와 개방으로 경영여건이 급변한 만큼 신용사업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제2의 개혁을 추진해야만 한다.▲윤철상=농협중앙회 전체 대출금 28조원 가운데 4%인 1조1백30억원이 30대 대기업에게 편중됐으며, 이들 대기업은 대출금으로 농수산물 수입에 앞장섰다. 이는 농협의 주인인 농민조합원을 죽이는 정책이므로 대기업에 대한 대출보다는 경제사업에 대한 지원을 현재 1조1천2백59원에서 2배인 2조2천5백억원으로 늘려야 한다.▲윤한도=농협 공판장은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고 도매시장법인과의 경쟁에서도 우월하지 못하다. 공판장 경영을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점차 중앙회와별도로 분리된 자회사 형태로 만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이강두=농협이 운영중인 30개 포장센터에 대한 조사결과 선별장 가동률은 22.5%, 저온저장고 가동률은 62.4%에 불과한 만큼 이의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한다.농협이 올해초 중점적으로 추진코자 했던 농산물 수출강화대책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실제 농협무역을 통한 실적은 작년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의 추진대책과 향후 계획을 밝혀라.▲이길재=농협중앙회는 지난 2년간 세관에서 밀수 압류된 찹쌀 약 4백50톤을 사들여 국내 양곡도매상 등에게 수억원어치를 유통해왔다. 정부 밀수압류품 가운데 이런 주요 곡물은 국내 수급안정과 유통질서를 위해 마땅히 폐기처분이나 일반시장과 철저히 격리토록 해야 한다. 민간단체인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는 부끄러운 일이다. 국정감사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먼저정부와 농협이 나서서 조합원 중심의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이완구=지난해 농협이 운영하는 가공공장에 보조금 4백90억원, 융자와자부담 2천4백억원이 시설에 투자되고 1천2백18억원의 운영자금이 지원됐는데도 결산을 한 1백38개 공장 가운데 50개 공장이 76억원의 적자를 냈다.이는 한마디로 농업에 대한 투융자가 투자목표만 설정했지 투자 효율성은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을 드러낸 것이다.▲최선영=현재 정부가 농협에 지고 있는 빚은 비료계정 적자액 1조4천9백18억원, 농약계정 1천1백73억원, 비료공급에 따른 농협손실 미보전액 7백10억원, 농어가부채경감조치 및 저리자금 지원에 따른 이자손실 미보전액 5백43억원 등 모두 1조7천3벡44억원에 이른다. 농협은 이처럼 많은 대정부 채권을 갖고 있으면서 과연 채권회수노력을 제대로 했는가.▲정일영=RPC에서 처리하는 원료벼의 조달현황을 보면 거의 절반이 넘는원료곡을 정부 공매곡을 통해 조달하는데, 정부 공매곡을 농협에서 공매할때 원산지와 관계없이 타시도에 판매할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쌀의 원산지허위표시를 조장하는 것 아닌가.▲이상배=지난해 농협은 중앙회공판장과 회원농협에서 1만5천9백57톤, 2백14억4천9백만원어치의 수입농산물을 취급했다. 올해도 농협은 상반기 동안총 1만6천6백36톤, 3백9억5천5백만원어치를 취급해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국내 농산물 판매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농협이 이렇게 엄청난 양의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김영진=김치는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얼과 문화를 대표하는세계적인 식품으로 육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김치의 항암성 같은 좋은 기능과 성분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는데, 권위있는 국제기구에 이를 인증받을 용의는 없는가.▲오장섭=경유가격은 2년 동안 각각 51.9%나 상승함으로써 농업경쟁력 강화의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농협은 조세감면규제법을 농민의 입장에서면밀히 검토, 농업용 면세유, 특히 경유가격 인하에 반영되도록 관계부처와협의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올 미곡 약정수매와 관련, 선금지급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보아 수매를 다 채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대한 대책은.▲김광원=농촌주택개량사업을 활성화하고 농민의 재산형성을 돕기 위해 일본과 같이 농협이 주택건설사업·임대사업 등에 투자할 용의는. 농축산물수입에서 얻어지는 이익금인 농안기금 또는 축발기금 등에서 일부를 재원으로 재해대책기금을 별도 조성할 용의는.▲김진배=농림부장관 자문기구인 양곡유통위가 현행 추곡수매제도를 농협을 비롯한 민간에게 맡기는 방안 등 밀실논의를 통해 제도변경하려는 의도가 있다. 이런 방안은 정부수매와 가격보장기능이 소홀히 다뤄지고 있고,추곡수매제도를 변경하려는 중요한 토론회를 밀실에서 토론한 것은 문제다.올 추곡가는 작년에 동결된 가격보다 최소한 5%는 인상돼야 한다.▲이우재=농협은 지난해 신용사업에서 1천2백25억원의 흑자가 난 반면 경제사업은 1천36억원의 적자가 나도록 회계를 정리했다. 이는 내부거래시 신용사업이 경제사업을 상대로 12.25%의 이자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신용사업에 지급한 이자는 4백46억원이나 된다. 내부거래에서 이처럼 높은금리를 받는 것은 신용사업회계의 수익을 늘리려는 분식회계가 아닌가.▲권오을=외국은 농민에게 7~8%의 금리로 대출해 영농조건을 개선하는데13.5%의 대출이자를 부담하면서 외국과 경쟁하는 것은 족쇄를 채우고 달리기에 임하는 것과 같다. 농협이 시중금리의 절반수준인 국제금융시장에서자금을 도입한다면 대출금리를 7~8%로 낮출 수 있다.▲김동욱=농협의 경제사업부문과 농협유통의 96년도 1인당 노동생산성을비교해보면 농협은 전년보다 26%나 떨어졌고, 농협유통은 농협보다 2.6배나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자회사를 늘려야 한다. 또 농협과 수협이 낙도차량운반선을 운영하는데 화물운송사업법상 사람을 12명 이상 태울수 없어 계속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이의 해결에 앞장설 용의는.<원철희 농협중앙회장 답변>신경분리문제는 일시적인 개편보다 회원농협이 규모화되고 중앙회 경제사업이 제궤도에 올라갈 때 단계적으로 신용사업도 자회사화할 계획이다. 통일대비 농협역할은 농협이 북한과 비료사업을 같이 하든지, 기업의 민간화충격을 줄이기 위해 협동조합이 과도적으로 맡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자주적인 협동조합이 국회 국정감사를 받는 나라는 많지 않다. 대단히 괴롭기도 하지만 부분부분 미쳐 생각지 못한 것을 일깨워 반성보완케 하는 순기능이 있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밀수찹쌀 물량은 시장격리하고 원산지표시 확실히 하겠다.<돋보인 선량 - 김종배 의원(국민회의, 전국구)>한 기관에 대해 1건의 보고서를 내는 집중적인 국정감사로 유명한 김종배의원(국민회의, 전국구)은 15일 농협중앙회 국감에서는 소액심판 청구실태를 파고 들어가 “적극 개선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내는 역량을 발휘했다.지난해부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 모습을 드러낸 김 의원은 첫해 국정감사에서 6~7건의 연구보고서를 내 국회에서 ‘보고서 국감’ 유행을 몰고온장본인. 환경문제 전문가로 인정받는 그는 올해도 ‘부산물비료의 문제점과대책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비롯한 각종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끌었다.이날 김 의원은 “농협이 1천만원 미만의 채권회수를 위해 ‘소액사건 심판법’에 따라 직원이 간단한 서류만 갖추면 청구가 가능한 것을 법무사에게 맡겨 최근 1년8개월동안 농협 조합원 및 고객에게 26억8천만원의 손해를입혀왔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원 회장은 이에 대해 “연간 1천명 이상 교육을 하고 있는데도 정착이 잘 안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내년 농민실익 1백대 사업으로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발행일 : 97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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