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3년째 시행되고 있는 물벼수매현장의 농민들은 현정부가 한 정책중에 제일 잘 한 것이 물벼수매라고 한다. 물벼수매는 농민의 호응을 받고 있다.건조기능대행으로 건조비를 절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곡종합처리장에는수집기능의 문제들이 그대로 노정돼 있다. 수집비용은 그대로다. 알려진 문제들이므로 농협중앙회 미곡종합처리장사업단(단장:박종옥)에서 조금만 더대비했으면 물지 않아도 될 비용이다. 수집비용이 감소되지 않기 때문에 미곡종합처리장은 농민에게 수매가격을 높여 줄 수 없다. 결국 농민의 이익을감소시키는 결과도 된다.미곡종합처리장 곳곳에는 농민이 운반해 온 물벼포대가 파레트에 쌓여진채 건조기에 투입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인부들이 물벼포대를 해포해서투입한다. 보은 외속농협미곡종합처리장의 경우 이들이 요구하는 한 포대당투입비는 2백30원. 협상을 해도 2백원은 주어야 한다. 3천톤을 수매한다고할 때 투입인건비로 지불해야 할 돈은 자그마치 1천5백만원. 직원 식사비용까지 감안하면 4천만원에 육박한다. 이 돈은 모두 인건비로 일회성비용이다. 진천농협에서는 작년에만 4천만원정도 소요됐다고 말했다. 2백50개 미곡종합처리장에서 투입인건비로 지불해야하는 비용은 1백억원에 육박한다.물벼수매의 수집비용 절감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물벼수송수단이 없어서다.물벼를 산물수송하여 산물로 투입할 수 있는 물벼수집차와 물벼수집트레일러를 이용하면 이 투입비를 20~30%선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견해다. 하루 1백20톤의 물벼를 건조하기 위해 수집수단은 4톤 트레일러의경우 6대면 족하다. 필요한 비용은 3천6백만원. 한 번 구입해서 최소 5년은사용하므로 한 해에 인건비 4천만원을 쓰는 것에 비해 20%에 불과하다. 부대비용을 포함해도 그렇다.물벼수집차량은 용량은 1.5톤 정도로 충분하지 않지만 시속 80킬로로 다닐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다.하루 20회 정도를 충분히 왕복할 수 있고 4톤트레일러에 이송해 줄 수도있다. 물벼수집차량은 평소에는 뚜껑을 떼 내고 일반 적재함을 단 트럭으로사용하면 된다.한 대당 1천만원이라지만 5년을 사용하면 한 해 2백만원에 불과하고 일년에 3백일을 사용할 때 수확기에 사용하는 감가상각비는 20만원에 불과하다.하루 1만원이 채 안된다.부대비용을 감안해도 현재의 인건비보다 훨씬 적은 비용인 것이다. 그런데도 농협중앙회 사업단에서는 올해 이 수송문제에 관한 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산물수송수단이 없으므로 발생하는 미곡종합처리장의 위험은 이것만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농민의 출하를 조절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출하계획을 세우는 것은 농림부나 농협중앙회 미곡종합처리장사업단에서 연초부터충분히 교육, 강조한 분야다. 그런데도 미곡종합처리장에는 이틀 분, 심지어 사흘분의 물벼가 뜨거운 태양아래 투입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합원인 농민이 운반해 온 물벼를 협동조합장으로서는 막을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고수분의 물벼는 하루를 넘기면 위험하다. 4시간만 지나도 이미 미질은저하되기 시작한다. 현장직원은 서리를 맞은 벼는 수분이 높지 않아서 이틀도 괜챦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물벼를 제때 건조기에 투입하지 못해서 발생한 미질저하 책임은 전적으로 미곡종합처리장에 있다. 상한 벼가 섞였을 때소비자의 신뢰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농민의출하를 조절할 수단이 없다. 그저 공문상에만 있고 부탁만 하고 있다. ‘수단’없는 출하조절이 될 리 없다. 직원만 밤샘작업에 몸이 상하고 있다.출하를 할려면 수확을 해야 한다. 그래서 계획출하의 시발점은 콤바인을가지고 수확대행을 하는 농민과 협조하는데서 시작돼야 한다. 이들은 농업경영인이 대부분인 농업회사법인이나 기계화사업단 등이다. 작목반이 아니다. 그런데 사업단은 ‘이름만 있는(?)’ 작목반을 통한 출하조절을 고집해왔다. 이것은 조직이기주의에 비롯된 탁상공론이었음이 현장에서 드러난 것이다. 1천5백개소에 달하는 농업회사법인사중에는 농협미곡종합처리장과경쟁하여 쌀판매사업을 하는 곳도 있으나 1백여개가 넘지 않는다. 그러나농협은 나머지 이들과 협력관계를 맺는데 늦다.미곡종합처리장은 애초부터 산물(Bulk)처리방식이다. 콤바인을 소유한 농업회사법인이나 농민이 미곡종합처리장과 협력하면서 수확계획을 세우고 산물수송수단을 갖거나 제공받아 산물로 수송한 물벼를 미곡종합처리장에 우선투입하는 것은 당연하다.적체도 상당히 풀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지금처럼 농민이 너도 나도 물벼를 미곡종합처리장에 팽개쳐(?) 놓는 일은 적어진다고 할 수있다. 물론 산물수집수수료는 지불돼야 한다. 철원지방에서는 산물수송수단을 활용해 계획출하에도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알려졌다. 보은 외속농협의 관계자도 산물수집수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러한 면에서 작년에 사업단이 15억원을 들여 1백47개 농협에 8대씩 보급한 간이저장고보다는 오히려 차량이나 트레일러같은 산물수송수단을 더 많이 보급하는 것이 나을 뻔 했다는 지적도 있다. 간이저장고는 현재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업단이 물벼수송수단확보 여론에 편승(?)하여 정작필요한 수송수단 보급보다 평소 잘 알고 있는 3개기업의 간이저장고에 치우쳤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농협중앙회 미곡종합처리장 사업단은 산물수송수단보다 톤백을 권장함으로서 산물수집체계 구축모델을 스스로 망가뜨렸다. 그러나 사업단이 산물수송수단의 공급대신 사용해도 좋다고 장려한 톤백(500kg, 1톤)이 현장에서는위험한 사고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미질변질의 우려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충북 모 농협의 상무는 지난 9일, 톤백이 흘러내리는 바람에 다리가 깔렸다. 동맥,정맥이 터지고 뼈가 부러졌다. 톤백은 고무풍선에 물을 넣어 놓은것 같아 미끌어져 내릴 때 손으로 막을 수 없다. 또 진천농협에서는 톤백에다 19% 물벼를 넣고 햇볕에 놓아두고 미질변화실험을 했다고 한다. 2일이지나자 톤백에서는 ‘쉰 냄새’가 났다고 한다. 톤백에서 물벼의 미질이 더쉽게 변했다는 것이다.결국 물벼수매 현장에서는 출하조절, 미질보호, 수매비용의 절감을 위해서물벼수송수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안기옥 기자>발행일 : 97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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