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포도·바나나 등 품질 좋아 소비 활기, 방울토마토·딸기 등 시장 선점경쟁 불가피

수입 과일들의 공급이 점차 확대되면서 국내 과일 시장 선점을 위한 토종과일과 외국산 과일의 경쟁이 본격 점화됐다. 최근 할인점과 백화점 등에서는 파인애플, 바나나 등 연중 판매되는 외국산 과일 이외에도 미국산 네이블오렌지와 칠레산 거봉 등도 가세,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관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수입된 오렌지는 미국산 843만1323kg으로 전년 같은 기간 수입량 727만6235kg보다 약 15% 증가했다. 칠레와 미국에서 수입된 신선포도 역시 1월말 현재 48만8761kg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07%나 늘어났다. 예년보다 수입량이 증가함에 따라 그동안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는 가락시장에서 18kg 상품 기준 3만3000원대를 맴도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설 이후 수입업자들의 자체 수급조절이 강화된 데다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가격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청과 정철규 대리는 “설 이후 수입됐던 물량이 많아 저장 과정에서 상품성 저하가 발생, 그동안 오렌지 가격이 저조했으나 물량 조절과 소비 증가로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오렌지 가격의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할인점을 비롯한 백화점 등도 오렌지 출시와 더불어 공급을 전면 확대하고 기타 수입 과일의 취급량을 확대하고 있어 3월부터 성출하기에 접어드는 국내산 방울토마토와 참외, 딸기 육보 등과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더욱이 노지 감귤이 장기 유통된 탓에 소비자들이 신선한 오렌지와 포도 등 수입과일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져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식품매입팀 강혜영 바이어는 “지난달 중순부터 오렌지를 비롯한 칠레산 거봉 포도, 바나나, 파인애플 등 저렴하고 품질 좋은 외국산 과일의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특히 품질이 떨어지는 노지 감귤에 실망했던 소비자들이 오렌지로 빠르게 소비를 이동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토종 과일들이 국내 과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급품 출하 및 과잉 공급을 자제하는 등 수입 과일에 대응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락농산물공판장 고태종 경매과장은 “3~4월은 수입과일과 국내 과일의 출하가 맞물리는 시기로 국내 과일의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맛과 품질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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