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우위지역 선택·지원 집중

도하개발의제(DDA) 농업협상으로 가장 많은 타격을 입게 될 품목은 양념채소이다. 이는 고소득 품목인데다 절대 다수의 농가에서 판매용이나 자가소비용으로 재배하고 있어 고율 관세가 대폭 인하될 경우 농가의 직접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부 대규모 농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농가 영농규모가 영세해 시장개방에 자발적인 대응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농림부는 적극적인 양념채소 구조개선사업으로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DDA협상서 개도국 유지·민감품목 포함돼도고추·마늘·양파 관세상한 150%선 '직격탄'주산지 축소·생산비 절감·품질제고 급선무비교열위 농가는 대체품목 전환 유도 방침 2005년 현재 양파·고추·마늘의 전체 재배면적은 10만9830ha로 배추·무 재배면적의 1.5배 수준이다. 절대 다수 농가들이 재배하는 주요 품목이다 보니 국내 시장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입물량에 대해서는 고율 양허관세인 135∼360%를 적용하고 있다. 2006년 이후에는 WTO 및 DDA 농업협상에 따라 고율 양허관세가 결정될 예정이나 양념채소를 민감 품목에 포함시키더라도 관세 상한선은 150%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 양념채소의 생산비가 저렴한 중국산보다 4∼7배 높아 효율적인 구조조정 및 경쟁력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농촌경제연구원 김병률 연구원은 '양념채소 주산단지 구조개선 방안' 연구자료를 통해 가격 및 국제경쟁력에서 우위에 선 지역을 선택해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구조개선사업은 경쟁력제고사업과 구조조정 사업으로 구분하되 생산비 절감으로 국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수입급증을 억제하는 경쟁력제고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주력 산지에 파종·수확기 기계화를 통한 노력비 절감과 생산시설 개선, 품종개신 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산지에서 가공 및 판매로 가격상승과 브랜드이미지를 높일 수 있도록 종합처리장 사업을 지원한다. 구조조정사업은 품질·기술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해 수입증가로 예상되는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품목으로 전환하거나 농업관광 등 농업생산 이외의 산업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사업주체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하되 생산자단체, 농민대표로 품목별 구조조정위원회를 구성한다. 여기에 생산자조직과 농가의 여론 수렴 후 협약 등 세부목표와 예산계획을 수립하고 정부에 지원을 신청하도록 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구조조정사업은 모델 유형을 제시하되 경쟁력제고사업과 달리 엄격한 심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구조개선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생산비과다 농가는 시장에서 도태되고 생산 및 마케팅 전문화 조직의 활성화로 중국산 생산비의 1.5∼2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러한 구조개선사업은 농림부의 노지채소 정책현안과 맞물려 있어 곧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농림부는 노지채소 구조개선사업의 일환인 '계약재배안정화사업'에 2006∼7년 각각 80억, 100억원을 투자해 시범적으로 추진한다. 기존 산지폐기·수매방식 사업예산을 연차적으로 폐지하고 계약재배안정화사업으로 일원화한다는 것이다. 대상품목은 고추, 양파, 고랭지 및 봄무·배추, 당근, 당근이며 2008년 이후에는 가을무·배추, 마늘로 확대된다. 농림부 강귀순 사무관은 "산지폐기 및 수매방식은 과잉생산, 수입유발의 문제점을 안고 있어 전액 보조지원하는 계약재배안정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향후 추진되는 구조개선사업은 지방자치단체와 생산자조직이 연계해 농민의견을 수렴해 개발한 사업에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광leed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