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농가 “‘재’관행에 수익 감소” 불만ㆍ중도매인 “속박이 많아 불가피” 반박

올해부터 월동배추·무 포장화가 본격 시행되면서 그동안 도매시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재' 문제가 출하자와 중도매인간의 마찰로 불거지고 있다.

서울시가 1월부터 가락시장에 반입되는 월동배추·무의 포장화를 유도하면서 전년에 비해 포장화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현재까지 규격 및 비규격품을 구분하지 않은 포장화 비율은 거의 100% 에 이른다. 이번 사업은 올 연말 농림부가 공영도매시장을 대상으로 시행하려는 포장화 사업보다 먼저 실시돼 중요한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배추겧?포장화를 추진하면서 나타난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동일망 10%, 상품값 50~60% 밖에 못받아 품위 정보 제대로 제공·중매인 의식 전환을 #문제점=월동배추의 완전 포장화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 관행인 ‘재’ 문제는 풀어야 숙제다. 재는 망 포장에 대해 전체물량의 10% 이상을 상품의 50∼60% 가격으로 정산하는 것을 일컫는다. 가락시장의 경우 동일망은 10%, 혼재망은 큰 망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재로 결정한다. 현재 한 차(5톤 트럭기준)기준 배추망 적재량은 평균 800개로 재는 80망(240포기) 이상인 셈이다. 이로 인해 출하자들은 재로 잡는 시장 관행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포장화는 산물출하보다 상품성을 인정받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임에도 오히려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국산지유통인중앙연합회는 지난 20일 가격조정 및 재 관행이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를 저해한다며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농산물산지유통인 대구경북연합회 정석명 회장은 “중도매인들이 배추 상태를 감안해서 제시한 가격에 동일망까지 10%의 재를 잡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또 재 이외에도 판매과정에서 수익이 덜 난다고 70% 정도는 가격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조속히 개선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중도매인들은 아직도 속박이가 근절되지 않아 재를 잡고도 손해를 보는 중도매인들이 많다는 주장이다. 특수품목중도매인연합회 안승춘 회장은 “재 관행을 없애려면 먼저 출하자들이 중도매인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결 방안=‘재’의 가장 큰 피해자는 성실하게 선별해서 포장한 출하자들이다. 따라서 선의의 피해자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우선 과제는 품위별 개수를 명확하게 기재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장품에 대한 품위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평가를 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김승로 대리는 “출하자가 품위별 개수 등 정보를 정확하게 게재하면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출하자 및 중도매인 대표와 논의를 통해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지유통인중앙연합회는 중도매인의 의식 전환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광형 사무총장은 “무의 경우 세척해서 투명한 비닐포장 및 무게단위로 출하해도 재 이외에 70% 이상의 가격조정을 요구한다”며 “자기 판단에 따라 구매하고도 손실을 출하자와 분담하려는 관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며, 그래야 출하자는 연중 포장화에 적극 동참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동광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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