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매인 “대량거래 어렵다” 외면, 일반오이보다 값 1000원이상 낮아

일반 오이보다 귀한 몸값을 자랑하던 인큐베이터 봉지 오이가 최근 시장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봉지 오이 생산농가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8kg 들이 상품 오이 한 상자 당 일반 오이에 비해 평균 3000~5000원 가량 높게 거래되던 봉지오이가 현재는 오히려 1000원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봉지 오이가 하나씩 소포장된 상태로 출하됨에 따라 식자재용이 아닌 일반 가정의 밑반찬용으로 주로 판매되는데다 크기도 작고, 인큐베이터 애호박과는 달리 저장성도 오히려 떨어지기 때문. 특히 오이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업소 입장에서는 봉지를 하나하나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 탓에 봉지 오이가 아닌 일반 오이를 주로 취급, 대량 거래를 선호하는 중도매인들의 입맛과는 맞지 않는 것이 원인이다. 농협가락공판장 양승환 차장은 “인큐베이터 봉지오이가 첫선을 보일 때만 해도 희소성으로 인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아 높은 가격을 받기 어렵다”며 “오이는 또 애호박처럼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기보다는 바로바로 소모하는 찬거리고, 봉지 안에 있으면 색이 노래지는 등 상품성도 떨어져 시장하고는 맞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 봉지 오이를 생산하는 일부 농민들은 가격을 조금이라도 높게 받기 위해 산지에서 출하 직전에 봉지를 직접 제거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진땀을 빼고 있다. 경북 상주시 중동면 송학수 농민은 “봉지 째 출하하면 중도매인들이 외면하기 때문에 생산자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생산비 상승을 감안하고 봉지제거 후 출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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